영국이 근현대사(그레이트 게임부터 냉전까지)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대양 진출을 극도로 경계한 명확한 지정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영국은 바닷길을 지배하는 "해양 세력(Sea Power)"으로서 전 세계 식민지를 연결하는 해상 무역로를 쥐고 있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거대한 영토를 가진 "대륙 세력(Land Power)"이었지만, 겨울이면 바다가 얼어붙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에 끊임없이 얼지 않는 항구(부동항)를 찾아 남하하려 했습니다.
만약 러시아가 발트해, 지중해(흑해~보스포루스 해협), 인도양(중앙아시아~아프가니스탄), 태평양으로 진출해 독자적인 해군 기지를 구축한다면, 영국의 세계 제국 패권과 "대영제국의 가장 빛나는 보석"이었던 인도(British India)가 직격타를 맞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이 때문에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정보전과 외교전, 즉 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을 벌였습니다.
영국 역사상 러시아의 대양 진출을 가장 극도로 경계하고, 강력한 적대감과 경멸을 숨기지 않았던 핵심 인물 5명을 선정했습니다. 그들이 남긴 기록과 사상을 바탕으로, 러시아에 대한 강렬한 거부감과 경고들
헨리 존 템플, 파머스턴 자작 (Lord Palmerston)
19세기 영국의 전성기를 이끈 외교장관이자 총리. 러시아를 영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거대한 야만 국가로 규정하고 크림 전쟁을 주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정책은 인류의 자유와 문명 세계의 진보를 가로막는 거대한 족쇄와 같다."
"저 정복에 미친 대륙의 괴물은 상대가 약하게 보이면 즉시 집어삼키고, 강하게 맞서야만 비로소 멈추는 습성을 가졌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문이 열려 러시아 군함이 지중해로 쏟아져 나오는 순간, 영국의 해양 패권은 종말을 고할 것이다."
"우리가 오스만 제국을 지키는 것은 터키가 좋아서가 아니다. 러시아라는 불곰이 지중해라는 따뜻한 바다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방파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문명화된 외교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오직 대포와 함대의 강력한 위력만이 유일한 대화 수단이다."
"인도를 향한 저들의 시선을 차단해야 한다. 중앙아시아의 한 자락이라도 러시아에 넘겨주는 순간, 제국의 심장부가 위태로워진다."
"러시아의 평화 조약은 다음 침략을 준비하기 위한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불과하다."
"문명 세계의 의무는 저 야만적인 차르의 제국이 유럽의 경계를 넘어 대양으로 확장하는 것을 영원히 봉쇄하는 것이다."
"저들은 조약을 지키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기만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만든다."
"영국 해군이 존재하는 한, 러시아의 거대한 깃발이 전 세계 대양을 활보하는 꼴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데이비드 어쿼트 (David Urquhart)
영국의 외교관이자 정치인. 영국 내에서 "러시아 공포증(Russophobia)"을 하나의 사상이자 대중적 흐름으로 유행시킨 극단적 반러주의자입니다.
"러시아는 단순한 국가가 아니다. 전 세계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거대한 음모의 실체 그 자체다."
"유럽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차르의 잔혹한 기병들이 런던의 거리까지 유린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남하는 신성한 재앙이다. 그들이 부동항을 얻는 날, 인류의 해상 자유는 영원히 사라진다."
"영국의 정계 내부에도 러시아의 검은 돈과 영향력에 매수된 배신자들이 숨어 있다."
"외교라는 이름의 유약한 대화로는 저들의 탐욕스러운 영토 확장 본능을 절대 꺾을 수 없다."
"흑해를 러시아의 호수로 내버려 두는 것은 유럽 전체의 목줄을 차르의 손에 쥐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러시아인들의 피 속에는 동양적 전제주의와 잔인함이 흐르고 있으며, 이들은 문명 세계의 파괴자들이다."
"저들의 전술은 기만과 선동이다. 내부를 교란시킨 뒤 군대를 밀어 넣는 수법을 매번 반복하고 있다."
"러시아를 완전히 해체하고 파멸시키지 않는 한, 대영제국의 번영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얼음 위와 같다."
"나는 평생을 바쳐 저 불곰의 거짓말을 폭로할 것이며, 영국인들의 가슴에 러시아에 대한 신성한 분노를 심어줄 것이다."
헨리 로울린슨 경 (Sir Henry Rawlinson)
군인이자 동양학자, 정치인. 중앙아시아 사정에 가장 정통했던 인물로,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진출이 인도를 침략하기 위한 디딤돌이라며 "전진 정책"을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옥수스 강(아무다리야)을 넘어 남하하는 것은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우리 인도를 겨냥한 칼날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산맥은 러시아의 대양 진출을 가로막는 영국의 가장 중요한 최전방 요새가 되어야 한다."
"저들이 카불에 대사관을 세우게 방치한다면, 이튿날 아침 인도 전역에서 영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러시아의 아시아 진출은 문명화가 목적이 아니다. 오직 약탈과 영토 확장, 그리고 영국에 대한 타격만을 목표로 삼는다."
"우리가 먼저 움직여 중앙아시아의 경계선을 확정 짓지 않는다면, 저들의 국경선은 조만간 인더스 강까지 내려올 것이다."
"차르의 군대는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그곳에 영구적인 요새를 짓는다. 그들의 남하 본능은 결코 스스로 멈추지 않는다."
"지도상에서 러시아의 붉은 선이 인도양을 향해 한 인치씩 내려올 때마다, 제국의 안보는 수년씩 퇴보한다."
"러시아인들과의 국경 협상은 무의미하다. 그들은 칼끝이 자신의 목에 닿기 전에는 결코 전진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군주들은 러시아의 거대한 체급에 겁을 먹고 있다. 영국의 단호한 군사적 행동만이 그들의 배신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인도양의 푸른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저 중앙아시아의 메마른 황무지에서 러시아의 숨통을 끊어놓아야 한다."
로버트 가스코인세실, 솔즈베리 후작 (Lord Salisbury)
19세기 후반 영국의 총리이자 외교장관. 유연하면서도 철저한 힘의 균형 정책을 통해 러시아의 대양 진출 시도를 사사건건 무산시켰습니다.
"러시아의 야심은 끝이 없다. 동유럽에서 막히면 중앙아시아로, 거기서 막히면 머나먼 극동 태평양으로 촉수를 뻗는다."
"차르가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손에 넣는 순간, 지중해는 영국의 해군 기지가 아니라 러시아의 안마당으로 전락할 것이다."
"저들은 대화 테이블에서는 평화를 속삭이지만, 등 뒤에서는 군대의 진격 명령서에 서명하는 자들이다."
"러시아의 대양 진출을 막는 것은 대영제국의 생존이 걸린 절대적이고 타협 불가능한 원칙이다."
"발칸 반도의 어린 슬라브 국가들을 부추겨 유라시아의 판도를 흔드는 러시아의 술책을 단호히 분쇄해야 한다."
"우리는 거대한 지도를 넓게 보아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경계선 하나가 흔들리면 런던의 금융 시장과 제국의 해로가 동시에 요동친다."
"러시아는 법치와 의회주의를 모르는 전제 군주의 제국이며, 그들의 확장은 전 세계 문명 수준의 퇴보를 의미한다."
"페르시아만에 러시아의 해군 기지가 단 하나라도 들어선다면, 동방으로 향하는 모든 무역선이 저들의 볼모가 될 것이다."
"동맹을 넓히고 힘을 비축하라. 러시아라는 거대한 댐이 터져 대양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사방에 둑을 쌓아야 한다."
"우리가 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외교적 답변은 말이 아니라, 아시아와 지중해에 배치된 영국 전함들의 포문이다."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총리. 냉전의 서막을 연 "철의 장막" 연설의 주인공으로, 러시아(소련)의 팽창주의와 대양 진출 야욕을 본능적으로 경계하고 혐오했습니다.
"소련(러시아)은 수수께끼에 싸인 비밀의 사원이며, 그 내부에는 오직 끝없는 권력욕과 팽창주의만이 도사리고 있다."
"발트해의 슈체친에서 부동항인 아드리아해의 트리에스테까지, 대륙을 가로질러 거대한 "철의 장막"이 내려앉았다."
"공산주의라는 옷을 입었을 뿐, 저들의 본질은 과거 대양을 갈구하며 주변국을 피로 물들이던 차르 제국의 탐욕과 완벽히 같다."
"볼셰비키 러시아는 문명 세계의 전염병과 같다. 이 악마 같은 사상이 전 세계 바다로 퍼져나가는 것을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
"크렘린의 독재자는 부동항을 얻기 위해 지중해와 중동의 안정을 언제든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다."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동부의 거대한 불곰은 이미 정복한 영토를 넘어 더 깊은 대양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힘 앞에서는 굴복하고 고개를 숙이지만, 상대의 유약함과 타협적 태도는 철저히 경멸하고 이용한다."
"영어권을 사용하는 모든 해양 민족이 단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저 거대한 대륙의 독재 세력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저들은 자신들의 철저한 통제와 비밀주의 뒤에 거대한 군사적 야욕을 숨기고 문명 세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 러시아의 팽창을 방치하는 것은 서구 문명의 자유와 번영을 스스로 포기하는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