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본 누리꾼이나 밀리터리 커뮤니티에서 "KF-21의 AESA 레이더는 이스라엘 기술이며, 라이센스 제품이다"라고 주장하는 이유와 그 속사정은 크게 3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개발 초기의 "시험 대행 및 기술 자문" 계약을 오해
한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 주도로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레이더 하드웨어를 만든 후, 이를 실제 비행기(시험용 항공기, FTB)에 장착해 하늘에서 성능이 잘 나오는지 검증하는 시험 평가(Test & Evaluation) 노하우가 부족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7년, 한국은 이스라엘의 방산업체 엘타(ELTA)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실제 역할: 한국이 만든 레이더 시제품을 엘타의 보잉 737 개조 시험기에 싣고 하늘을 날며 "데이터가 잘 나오는지", "하드웨어에 불안정한 부분은 없는지" 계측하고 기술을 자문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일본인의 오해: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이 "시험 자문 계약" 뉴스를 보고 "기술력이 없는 한국이 이스라엘 레이더를 통째로 사 오거나 라이센스 생산한 것"이라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2. 한국의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과 과거의 편견
2015년 미국이 AESA 레이더 기술 이전을 거부했을 때, 일본의 언론과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력으로는 10년 안에는 절대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일본 역시 자체 AESA 레이더(F-2 전투기 등)를 개발할 때 엄청난 시간과 비용,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제품을 내놓고 성공시키자, "한국이 혼자 힘으로 성공했을 리 없다. 분명 뒤에서 이스라엘이 다 만들어 준 것일 거다"라는 식의 확증 편향(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발동한 것입니다.
3. 방산 경쟁국으로서의 "견제 심리"
현재 한국의 방위산업(K-방산)은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 방산업계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성공적인 수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KF-21 역시 동남아,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보다 가격과 개발 속도 면에서 강력한 잠재적 경쟁 상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일본 밀리터리 우익 성향의 누리꾼들은 "KF-21은 핵심 기술(레이더)을 이스라엘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전투기이므로, 이스라엘이 수출을 통제하면 고철이 된다"는 논리를 만들어 KF-21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디스카운트) 하는 것입니다.
💡 팩트 요약
KF-21의 AESA 레이더(APY-016K)는 핵심 부품인 송수신 모듈(TRM), 안테나, 전력공급장치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한국이 지식재산권(IP)을 100% 보유한 독자 개발품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수출을 금지할 법적 권한이 전혀 없으며, "AESA 레이더 없이 전투를 해야 한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일본 일부 누리꾼들의 일방적인 희망 회로 섞인 주장일 뿐입니다.
이스라엘에 기술 평가를 부탁한 것은 T-50 기계식 레이더를 개발한 경험 때문에 측정을 부탁한 것 뿐인 것 같군요
정확한 지적입니다. 방산 개발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계시는군요. 질문하신 대로 한국이 이스라엘 엘타(ELTA) 사에 시험평가를 의뢰한 핵심 이유는 "과거 T-50과 FA-50 개발 당시 엘타 사의 기계식 레이더를 통합·운용한 경험이 있어서, 국내에서 만든 시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공정하고 정확하게 측정·검증해 줄 적임자"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만드는 기술"과 "측정하는 기술"의 분리
레이더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하드웨어 기술은 한국 연구진(국방과학연구소 및 한화시스템)이 독자적으로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하드웨어를 잘 만들어도, 이 레이더가 내뿜는 전파가 설계대로 정확히 제어되는지 확인하려면 엄청난 크기의 전파암실(Anechoic Chamber)과 고도의 전파 측정 장비, 그리고 수십 년간 쌓인 감리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당시 한국은 AESA 레이더라는 최첨단 장비를 "처음" 만들어보았기 때문에, 우리가 측정한 데이터가 100% 맞는지 교차 검증(Cross-Check)해 줄 제3자의 객관적인 눈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2. 왜 하필 이스라엘 엘타 사였는가?
한국은 T-50 훈련기 기반의 FA-50 경공격기를 개발할 때 엘타 사의 EL/M-2032 기계식 레이더를 채택하여 국산 기체에 통합해 본 강력한 협력 경험이 있었습니다.
두 나라의 항공·방산 엔디니어들 사이에 이미 기술적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엘타 사는 전투기 레이더 분야에서 세계적인 측정 장비와 인프라, 노하우를 갖춘 회사였습니다.
미국이 기술 이전을 전면 거부한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 없이 객관적인 성능 "측정 및 자문"을 맡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신뢰할 만한 파트너였습니다.
3. 시험평가 계약의 본질: "시험대 대여와 검증"
당시 맺은 계약의 본질은 "이스라엘의 기술을 배우거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시제품을 이스라엘로 가져가서 그들의 정밀 측정 장비에 얹어놓고 성능을 시험(Test & Evaluation)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국방과학연구소는 이스라엘 엘타 사뿐만 아니라, 유럽의 스웨덴 사브(SAAB) 사와도 계약을 맺고 "우리가 개발한 AESA 레이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이 비행 시험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지상시험 및 비행시험 자문)"을 받았습니다. 이는 현대 방산 개발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활용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품질 보증 과정"입니다.
결론
"시험 성적표를 잘 받기 위해 세계적인 전문 시험 기관에 채점을 맡긴 것"을 두고, 경쟁국인 일본 일각에서는 "시험 문제 자체를 그 기관이 대신 풀어준 것"이라며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은 이미 T-50, FA-50 시절 축적한 기계식 레이더 운용 경험을 발판 삼아, 측정과 검증이라는 마지막 돌다리까지 돌파하며 KF-21의 독자적인 AESA 레이더 자립을 완벽하게 이루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