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늘날 서구 세계의 문명을 많이 수용, 발전시켰기 때문에 고도로 산업화되어 있다. 또 부유하고 선진화되어 있기 때문에 서구화된 의식의 면모를 보기 어렵지 않다. 예를 들면 물질 중심주의, 기술의 힘에 강한 확신, 진리의 문제에 대해서 과학을 궁극적인 해결자로 생각하는 소박한 신념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서구적 의식들은 서구의 것과는 색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그 이유는 신토(신도)와 불교, 유교, 도교의 영향 때문이다. 많은 일본인의 무의식 가운데 심겨진 세계관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종교는 문화에 따라 상대적이다. 신(神)의 이미지도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인간이 만든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서구 문명이 전해 준 기독교는 서구 종교라고 간주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동양도 서양도 마찬가지로 문화적으로 조건에 따른 종교적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 모든 종교들은 독특한 방법 즉 문화적 조건에 따른 방법으로 궁극적으로는 똑같은 진리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동일한 신의 실체와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3) 종교란 진리를 향한 하나의 탐구요, 여정이다. 우리는 이 생(生)에서 종교적 문제에 대한 확실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다. 진실되게 진리를 추구하며 도덕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삶을 영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4) 최고의 종교나 "진리"는 모든 개념적이나 이분론(二分論)적 사고를 초월하며 논리적 규범화를 부인한다. 최고의 종교나 진리는 이성적 분석에 다르지 않고 단지 직관되거나 "느껴질" 수 있을 뿐이다.
5) 인내는 주요한 덕이다. 그러므로 인내 부족으로 생긴 충돌이나 배타주의는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 이것은 종교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복음주의적 기독교의 경우처럼 종교적 진리에 대한 배타적인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오만이며 거짓이다. 종교의 신앙적 차이점은 서로 인내하고 격려하여 극복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다양성은 종교적 진리의 많은 측면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확실히 종교적 진리와 같이 심오한 것은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6) 근본적인 도덕 원리는 반드시 보편적인 것도, 문화를 초월한 것도 아니다. 윤리는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을 가리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의 행위가 완전하신 신의 도덕적 표준에 비추어볼 때 부족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고로 그것은 죄가 아니며 사회적으로 인정된 바람직한 행위의 표준을 단지 지키지 못한 것일 뿐이다. 인간은 경우에 따라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를 간혹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선하다.
7) 신은 존재론적으로 명백한 우주의 창조주가 아니라 오히려 우주 그 자체일 뿐이다. 그래서 자연과 초자연, 인간과 신 사이에는 명백한 존재론적 구분이 없다. 고로 사람과 짐승조차도 죽은 뒤에는 신이 될 수 있다.
8) 조상들의 행복이나 존재의 여부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의식(儀式)적 존경과 숭배에 달려 있다. 또 조상들이 생존하는 사람의 일에 선하게든 악하게든 간섭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은 이의 영(靈)에 대해 적절한 존경과 숭배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