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 이대로 좋은가/최동원 도쿄 특파원
기사입력 : 2010-03-11 16:31
일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14일 "흔들리는 신용, 축소되는 자산, 불어나는 채무"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국채 및 정부재정의 현 상황과 미래에 대해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가계 순자산액은 1053조엔으로 863조엔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적채무 잔액과 200조엔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발행하는 대로 수요가 존재했던 상황이 점차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중국 국채의 신용도가 일본을 앞지르는 현상도 일어났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명확한 재정 건전화 정책을 표명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일본 국채의 급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채무불이행에 대한 보험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에 있어서 일본과 중국의 보증료율이 지난 1월 처음으로 역전되는 현상도 일어났다. 금융위기에서 빠른 회복을 보이며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의 보증료율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하토야마 정부의 공표한 대로 2010년도 예산규모가 역대 최대인 95조엔으로 늘어나면 국채의 대량 발행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채 신용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국채의 신용도가 흔들리는 이유는 공적 채무잔액 대비 국내총생산(GDP) 비율이 181%로 선진국 중 가장 나쁜데다 더딘 경제회복 속도로 인해 미래의 변제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위에서 세번째인 일본 국채의 평가등급을 한 단계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이 일본 국채의 증발을 용인해 온 것은 일본의 개인 금융자산이 약 1400조엔에 달하며 아직 일본 국내에서 국채를 사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주택론 등의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액과 공적 채무액의 차가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일본 국채발행의 상한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오는 2019년에는 일본의 공적 채무액이 금융자산액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국채의 대량 발행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반성으로부터 전후 적자국채 발행을 재정법으로 금지했지만 도쿄올림픽 직후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1965년에 적자국채 발행 금지법을 특별법으로 해금했다. 그 이후 버블 경제로 세금 수입이 늘어난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국채 발행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일본의 국채 발행액은 2000년에 300조엔을 돌파한 이후 불과 10년 만에 600조엔을 넘어섰다. 2010년도 당초 예산안에 따르면 국채 발행액 규모는 역대 최대인 44.3조엔에 이른다. 1946년 이후 64년 만에 세금 수입을 웃도는 상황이다.
2010년도 말 국채잔액 예상액은 637조엔으로 GDP 대비 134%에 달한다. 하토야마 정권은 세금 지출 재검토를 통한 재정 확보를 내세웠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세금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것도 재정 건전화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IMF도 일본의 공적 채무잔액이 2014년에 GDP 대비 2.5배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올해 전반기에 재정 건전화에 대한 대책을 내세우고 시장의 신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권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2011년도 이후 더욱 증가할 전망이어서 재정 건전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토야마 정권이 설득력 있는 재정 건전화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한 정부 재정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