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폭탄테러 주도자 (AP=연합뉴스) 반군 지지 웹사이트에 지난달 31일 올라온 비디오의 한 장면에 체첸 무장단체의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로 추정되는 자가 보인다. 사진은 인텔센터 제공. 비디오에서 우마로프는 39명이 사망한 모스크바 지하철 연쇄 자폭테러를 자신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러 당국 "올해 들어 86건 테러 공격 차단"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지난달 29일 발생한 모스크바 지하철 연쇄 폭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체첸 반군 지도자가 이후에도 테러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러시아 내 테러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북카프카스 지역 인근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단체 "카프카스 에미리트"의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는 전날 반군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러시아 보안군이 (체첸) 민간인들을 살해한 데 대한 보복"이라면서 "카프카스에서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며 러시아 도시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마로프의 테러 경고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범(汎) 카프카스 이슬람 국가건설을 목표로 하는 그는 지난 2월 중순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테러 활동이 러시아 전역에 걸쳐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그의 말대로 한 달여 만에 러시아의 심장부인 모스크바에서 지하철 연쇄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앞서 연방보안국(FSB)은 이번 테러 용의자로 지목한 북카프카즈 출신의 여성 2명이 체첸의 여성 테러단체 "검은 미망인(Black Widows)" 소속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배후를 추적해 왔다.
"카프카스 에미리트"와 이 단체가 서로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지하철 테러와 전날 발생한 다게스탄 자살 폭탄 테러 간 연관성을 제기했지만 우마로프는 다게스탄 테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스크바 지하철 연쇄 자폭테러로 현재까지 39명이 숨졌고, 지난달 31일 다게스탄 자폭 테러로 12명이 사망했으며, 1일 오전 다게스탄에서 또 일어난 차량 폭발 테러로 2명이 사망했다.
일단 우마로프의 경고 메시지에 보안 당국은 언제 어디서 또다시 유사 테러가 발생할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러시아 국민 상당수가 당시 그의 경고에 대해 보안 당국이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이번 테러가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테러 예방책 수립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두마(하원) 겐나디 구도코프 의원은 "국민의 비난은 당연하다. 보안 당국이 실수했고 예측을 잘못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보회의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서기는 일간지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서만 86건의 테러 위협을 막았다. 하지만, 모든 테러를 사전에 막기는 불가능하다. 세계 어떤 조직도 그것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마로프는 제거돼야 한다. 그러나 그를 사로잡는 데는 여러 변수가 있어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지하철 역사 내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할 예정이며 2004년 베슬란 인질 사건 당시 논의됐다 구체화하지 못한 대테러 색깔 경보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테러로 러시아의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 분석가인 올가 크리슈타노브스카야는 "러시아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적들과 대면하고 있다"면서 "올림픽과 같은 국제 이벤트를 망치지는 않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모스크바와 극동 사할린에서 공항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허위 장난 전화를 한 여성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1일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