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일본은 진정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없는가/이종락 도쿄특파원
일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일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면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국을 이해하기 시작한 일본인들이 한국과 진정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기대가 무너졌다.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사용할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영토로 표기하기로 발표한 지난달 30일부터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고교 지리·역사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간접 주장하던 모습에서 딴판이 됐다. 국경선 표시를 빠뜨린 출판사에 일본 정부가 일본영토로 표기할 것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솔직히 실망이 컸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추진하겠다는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에서 벌어진 일인 탓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하토야마 총리의 부인 미유키 여사는 한국 연예인을 총리 공관으로 초대해 대접할 정도로 일본 내 한류팬의 선봉에 서 있지 않은가. 더욱이 지난해 10월10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국내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 총리 취임 이후 중국이 아닌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택하지 않았는가.
과거부터 일본은 그랬다. 2005년 고이즈미 정권 때 중학교 검정 교과서 검정에서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문장을 삽입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자민당 정권의 총리를 거쳐 정권이 교체된 마당에도 독도의 영유 주장은 끊임없다
한국을 달리 보는 것 같은 일본의 겉모습에 너무 현혹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본다. 일본인의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말로 드러내는 마음)에 유념하라는 한 선배의 충고가 새삼 실감난다. 일본말 가운데 ‘오세지’라는 낱말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말로 ‘빈말’, ‘입발림’이다. 상황이 어떻든 간에 상대방을 만족하게 하는 말이다. 띄울수록 좀더 냉정해야 할 듯싶다.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들을 다음 주부터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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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실제 발간된 서울신문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