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과의 FTA에 목매는 이유는
| 기사입력 2011-10-19 11:37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수출 경쟁력 저하 차단 + 정치·경제 난맥상 타개 + 중국 견제 등 다목적 포석]
최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의지를 드러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정치, 경제적인 난맥상을 타개하고 경쟁국인 한국의 잇단 FTA 타결에 따른 해외 시장 선점 효과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이 한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 분야에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수출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는 오랜 장기 침체와 새로운 신성장 산업 부재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은 수출 기업들이 엔고 현상과 법인세와 부동산 가격, 인건비, 직수출에 따른 고관세 등 고비용에 허덕이면서 대거 해외로 공장을 옮기면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고질적인 경제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요 수출국인 한국와의 FTA 체결을 통한 수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일본 민주당 정권이 정치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는 요인이다. 일본 민주당 정권은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국내에서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따라서, FTA 체결이라는 눈에 보이는 외교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일 노다 총리 취임 당시 60% 수준이던 내각 지지율은 40%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경쟁국인 한국이 세계 경제대국들과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일본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에 비해 미국 등 주요국과의 FTA 체결이 뒤쳐지면서 한국과의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 한·유럽연합(EU) FTA를 발효시켰고 한·미 FTA도 미 의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하면서 발효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EU에 이어 미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EU와 미국이 주요 수출국인 일본으로써는 자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상교섭본부 최석영 FTA교섭대표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이 주요국과 FTA를 잇따라 체결하자 상대적으로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 등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가 높아져 한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외교 안보 측면도 고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 경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자 일본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의 FTA 체결이라는 경제 동맹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은 한일 FTA 체결을 국내 경제, 정치 상황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동북아 경제권 통합 등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다 총리는 지난 18일 저녁 한일 정상회담차 서울로 출발하기에 앞서 총리관저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FTA 등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 구축 문제를 확실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지부진한 한일 FTA 체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양국 간 FTA는 지난 2003년년 처음 FTA 협상을 시작 한 이후 2004년 중단 됐다.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협상 재개를 위해 두 차례 실무협의를 가졌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조속한 협상 재개 요구에 대해 정부가 비관세 장벽과 대규모 대(對)일 무역적자를 이유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