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은 체코의 Velim 시험선에서 시험주행중인 AGV 차량의 사진입니다. 위키에서 전재하였습니다.
최근, 독일 ICE-3/Velaro의 급부상이나, CRH-2나 700T 같은 신칸센 계열 차량의 대륙진출件등에 비해서 프랑스계 차량은 최고속도 갱신과 TGV-POS라는 일부개량에 가까운 차량 도입을 제외하면 사실 그렇게 주목을 끌만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AGV는 저번 기록 갱신때 시험臺車용도로 사용된 정도로, 유럽에서는 좀 다르게 보였겠지만, 이전에 관련 글을 작성하던 당시의 판단으로는 AGV 프로젝트를 버리지 못해 안고 가는 정도로 인식했었을 정도였는데, 올 초에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참여한 實車공개와 함께 이탈리아의 민자고속철도회사 NTV에 25편성 수주를 밝혀 급작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데뷔를 하였습니다.
물론, 그간의 경향과 달리 동력분산式으로 과감하게 변신한 점 등으로 옆동네에서는 "신칸센 파쿠리"라는 소리까지 듣는 모양입니다만. 사실, 컨셉면에서는 그런 소리를 들을 구석이 상당부분 있기는 한데, 또 한편으로는 유럽계 철도차량 기술이란게 배후에 우주인 인권유린 만만한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한 광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AGV(Automotrice à grande vitesse ; 고속동차) 프로젝트 자체는 사실 알스톰의 자체 프로젝트로 1998년 경에 자체 개념연구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요 즈음에 이른바 P01 이라고 불리던 틸팅 동력 분산式 TGV 개념 같은게 나온게 아닌가 싶지만, 어디까지나 컨셉 수준의 것인 만큼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이 당시의 개념연구를 바탕으로 2001년에 Elisa라는 동력분산式 차량 실험차가 나오게 됩니다. 이건 아주 예전에 사진을 올린 적이 있는데, 한쪽 선두는 일반 TGV 동력차(TGV-A였던가 PSE였던가)를, 그리고 다른쪽 방향으로는 동력분산式臺車를 채용한 차량을 설치한 상당히 독특한 구조의 차량이었습니다. 이 당시에도 AGV라는 호칭이 떠돌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채용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고, 이후 Velaro가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킨 덕에 이 시스템은 그냥 묻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사실, AGV 컨셉 수준을 들고 아마도 유럽 인근의 여러 고속철 프로젝트에 덤볐던게 아닌가 싶은데(풍문으로 확인한 곳은 스페인의 차기차량 정도), 이 시점에서는 계속 물을 먹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지금의 實차량이 개발 착수된건 2003년 경의 스펙 선정부터라고 하고, 디자인의 확정은 2006년 7월, 2007년 2월에는 실차 제작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2007년 4월 3일에는 574.8kph 기록 주행이 있었고, AGV 臺車가 이때 사용되어 고속성능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2월에 비로소 언론 공개와 함께 실차 주행 시험이 실시되었다고 합니다. 대략 4년만에 개념설계에서 시험차가 나온 셈인데, 데뷔 시점이 2010년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7년만에 양산에 이르는 고속철 프로젝트 치고는 그런대로 준수한 타임스케쥴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프랑스의 경우는 축적되어 있는 여건이 있기 때문에 빠르다고 하기엔 좀 민망한 맛이 있기는 합니다만.
AGV의 주된 특징은, 주요 기술의 조합(A Combination of technologies), 청정성 및 에너지 효율(Clean and energy-efficient), 모듈성과 유연성(Modularity and flexibility)이라고 알스톰에서 천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술적인 면에서는 세 가지 부분을 장점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는 연접臺車 사용에 따른 높은 쾌적성과 안전성, 동력분산式 구조에 따른 20% 증가된 유효공간, 영구자석式 동기전동기 채용에 따른 높은 동력효율을 들고 있습니다.
우선 연접臺車 부분은 과거의 TGV 시절부터 강조하던 부분인 만큼 더 볼 사항이 없기는 한데, 일단 좀 오래된 정보이긴 하지만 AGV는 과거의 관절臺車에 더해서 동력臺車化와 액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사실 상당히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 아닐까 싶긴 한데, 일단 관절臺車의 경우 軸重제한이 매우 엄격한 데에 비해, 동력臺車化를 할 경우 모터 중량에 전장품의 중량까지 같이 부담을 해야 되어서 상당한 중량 경감策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남습니다. 아울러, 액티브 서스펜션의 경우도, N700계 등에서 실현해 두고 있기 때문에 참신함은 좀 떨어지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관절臺車라는 더 엄격한 중량 제한 하에 적용한다는 점에서는 난이도가 있습니다. 구현방식 쪽이 불명확해서 이게 어느정도의 기술인지는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동력분산式 구조 부분은 사실 별로 다룰게 없는 사항이긴 한데, 성능적인 부분의 언급보다 공간활용성 차원에서 이 부분을 강조하는 건, 신칸센의 동력성능 강조나, Velaro의 컨셉(동력분산화에 따른 급경사 성능 강화)부분을 의식해 피해가는 듯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정작 臺車자체 개발은 10년 이상 전에 했었고, 그 사이에도 TGV-POS같은게 나오기도 했고, 또 한때 떠돌던, 듀플렉스 열차의重連을 없애고 중간에 동력 객차를 채용해 유효공간을 늘린다는 구상도 있었던 만큼(현재는 사실무근 내지는 무산된 것으로 보임), 동력분산式 채용에 대해서 그저 NTV측의 요구에 따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추정도 듭니다.
사실 Railway Gazette의 AGV관련 기사에서도 비슷한 뉘앙스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나라에 따라 선호가 제각각이어서 1층차를 2층차 보다 선호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알스톰 관계자의 언급이 기술된 바 있습니다. 여기서 1층차 선호의 대표주자로 언급되는 나라가, 이탈리아, 독일, 한국, 중국을 들고 있는게 사실 또 이채로운 부분이기도 한데, 아마도 프랑스 국내에서는 동력분산式 보다는 듀플렉스 쪽이 더 팔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AGV는 어떤 의미에서는 수출형에 가까운 차량이라는 의미로 읽힐 여지도 있고.

[AGV의 구성] (출처:Alstorm)
AGV의 동력분산 구조의 구체적인 형태는, 위의 그림으로 잘 설명이 될 듯 합니다(알스톰의 자료에서 전제). 7량 1편성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3량이 1개 모듈로, 2 모듈에 1개 부수차가 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일본계의 자료에서는 흡사 全M車 구성인 것처럼 묘사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ETR 등과 유사한 부수臺車+동력臺車의 혼합편제 구조라서 전M차라기에는 조금 미묘한 면이 있습니다. 臺車비율로 1개 모듈(트리플릿) 당 2M2T씩의 구조라고 설명하면 적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기의 배분 쪽은 Velaro 차량과 유사한 면이 있는데(3량 모듈에 2인버터, 1컨버터(변압기)), 관절臺車 구조 덕에 딱 동일한 시스템이라기는 좀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런 배치 덕에, 축중 부분은 상당히 잘 배분될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관절臺車化와 맞물려서 소음의 저감이나 승차감 측면에서도 다른 시스템보다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AGV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바로 영구자석式 동기전동기 채용 건입니다. 보도에서는 수냉식 IGBT인버터에 단순히 영구자석 모터라고만 언급하고 있지만, 유도전동기에서는 영구자석의 채용 여부가 그리 관건이 되지 않는 만큼, 동기전동기 베이스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합할 듯 합니다. 희토류(사마륨-코발트)를 사용한 영구자석을 회전子에 채용했으며, 내측 회전子-외측 고정子방식 구조를 채용한 듯 합니다. 편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7량 편성에 6000kW으로, 臺車 당 1500kW, 즉 축 당 750kW 수준의 출력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유도전동기를 쓴 Velaro의 축 당 500kW보다 50% 정도 높은 것으로, 法國의 우주인 고문기술동기전동기의 위력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설명자료에 따르면, 모터는 1kg당 1kW 이상의 출력을 낸다고 하며(즉 750kg 이하), 비교 대상이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유도전동기의 3/4 크기를 가진다고 합니다. 인티그레이션이 쉽다는 표현도 있는데, 이는 3상교류에 인버터 제어를 쓰기 때문에 기술의 전이가 쉽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의 V150 프로젝트에서 그랬다시피, 기존의 1100kW급 모터를 쓰는 동력車와 협조운전 내지 중련 운전이 가능하다는 것인지는 좀 애매합니다.
동기전동기 기술 자체는 과거의 TGV 시절부터 사용해 오던 것으로, 철도분야에서는 독일 등지에서 유도전동기를 개발해서 사용하게 되자 이쪽은 한동안 낡은, 빗나간 기술 식의 취급을 받은 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동기전동기 기술 자체는 회전속도가 일정해야 하는 정밀기기 류에 쓰이는 경향이 있고(유도전동기와 달리 슬립이 없다는 강점이 있어서), 성능的으로 경량 고성능임에도 불구하고 大출력機器에는 잘 쓰이지 않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또, 과거의 동기전동기는 회전子에 전자석을 사용해야 해서, 유도전동기와 같은 무접점화가 어려운 문제도 존재하기도 했습니다(직류전동기의 브러쉬 문제만큼은 아니라지만).
그러던게, 최근의 영구자석식 동기전동기가 본격 개발되면서 추세가 역전되는 경향이 보입니다. 일단 같은 크기에서 상당히 큰 출력을 뽑을 수 있고, 또 희토류를 사용한 영구자석을 채용하면서 성능의 강화 및 무보수화가 가능해지는 등의 강점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주로 통근전동차 위주로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 본격 개발을 꾀하는 듯 한데, 프랑스는 일단 다른 쪽(군수 등지)에서의 경험도 있고 해서인지 본격적으로 동기전동기를 고속차량에 쓸 기세입니다.

[AGV의 동력臺車] (출처:Alstom)
물론, 이러면서 슬그머니 바뀐 부분도 있는데, 기존 TGV 동력차가 모터를 차체에 취부하고, 동력전달계통 상에 트리포드라는 일종의 유니버설 조인트(실제로는 마찰식의 플렉시블 조인트가 아닌가 싶은데)를 사용했었는데, 분산式 구조로 넘어가면서 일반적인 臺車취부로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DDM 구동 방식은 아니고, 일반적인 전동차의 그것을 쓰는 듯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트리포드의 특성(마찰식 구조와 비슷한 체계 덕에 早期마모 발생) 때문에 기존선 운행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프랑스도 더 고출력을 다룰만한 조인트는 포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이 바닥의 승자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닳을 만큼 닳은 臺車취부+유니버설 조인트인듯 싶습니다.
청정성과 에너지 효율 부분은 사실 별로 새로운 이야기는 없지만, 일단 알루미늄, 철, 구리 및 유리 등을 사용해서 전 재료의 98%를 재사용 가능한 것으로 하였고, CO2배출량을 극소화 하였다고 합니다. 요즘 철도차량들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용을 검토중인 복합재 등에 대해서 이런 부분(재사용가능성)으로 네거티브 캠페인 등을 할 경우(특히 기존線부문)에 대처할만한 명분을 좀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너지 사용량 같은 걸로 어떻게 반론할 여지는 있지 않을까도 싶습니다만, 재사용 부분은 여러모로 아킬레스건이 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이외에 동력분산구조를 채택함에 따라서 회생제동의 대폭 채용도 언급하는데, 재송전 전력량을 8MW까지 낼 수 있다는 정도가 좀 눈에 띄는 언급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정도 속도에서, 인버터를 사용하는데 회생에너지의 양이 적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만.
아울러, 신칸센의 만년 떡밥이던 空力소음 부분에 대해서도 AGV는 다루고 있습니다. 노즈 부분의 디자인 때문에 pakuri라는 소리 비슷하게 나오기도 했었는데, 일단 결과론적으로, 다른 경쟁자(아마도 Velaro와 700T)의 300kph 내지 320kph에서 발생하는 선두車의 소음 수준을, 360kph에서 달성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형상 개량과 함께 臺車부분의 디플렉터 설치를 언급하고 있는데, 사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TGV계 차량 특유의 小단면 차체(2.9m 폭의 차체에, 낮은 車高등) 등에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면까지 키워가면서 달성한다면야 최고 최선이라 하겠지만, 이건 우주인을 고문하는 정도로는 답이 나오지 않을 듯 합니다. 사실, 일본의 FASTECH360이 결국 量産에서는 320kph로 내려앉은 것도 차량 차원에서 소음문제를 도저히 해결 못한 탓이기도 해서(실제 압전소자에 의한 액티브 캔슬레이션 따위까지 고민했는데도 좌절한 모양), 우주인이라도 어쩔수 없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듈성과 유연성 부분은, 동력분산式 구조에 따른 편성 설계의 난맥에 대한 일종의 변명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동력분산式 구조의 경우, 아직까지 고속철 차량 수준에서는 2M1T나 3M1T같은 정도의, 3~4량 단위 모듈 구조가 기본인 면이 있습니다. 통근전동차 수준에서야 1M1T도 모자라서 2M5T같은 변태짓도 서슴지 않고 할 만큼, 모터나 인버터 기술이 발달해 있습니다만, 고속철도쯤 되면 일단 다루는 출력의 단위수가 달라지는 만큼 이런게 통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일단은, 차량의 길이는 130m에서 250m까지 가능하며, 이에 따라 좌석은 250석에서 650석 까지, 그리고 중량 역시 270톤에서 510톤 까지로 가변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차량의 편성은 7량, 8량, 10량, 11량, 14량의 편성이 가능하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앞서의 구성도에서 추론해 보면, 2개의 모듈에 1개의 부수車(부가장치류를 설치한)가 최소 구성으로, 여기에 어떻게 차량을 추가하느냐에 따라서 구성이 가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풀어서 서술하면, 다음과 같은 조성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 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7兩)
* 트리플릿+부수차+부수차+트리플릿(8兩)
* 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트리플릿(10兩)
* 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11兩)
* 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트리플릿+부수차+트리플릿(14兩)
우리나라의 구미에 맞춘다면, 8량 편성 중련이나, 10량 편성 중련이 일단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KTX유효長을 다 채워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있고, 우리나라의 취향에 맞춰서 兩當50席, 선두차 30席 정도씩 우겨넣으면 10兩에 460席 정도를 뽑게 됩니다. 물론, 중련 없이 20兩편성을 맞춘다거나 할 경우에는, 960席 전후까지 나올 듯 하고, KTX 처럼 욕 먹어도 량 당 56席씩 우겨넣기 시작하면야(실제로는 60席車도 있겠고), 1천席 돌파도 가능해집니다. 이정도의 장대편성화가 가능한지는 또 다른 기술적 문제가 남기는 하겠습니다만.
이외에,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존線운행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일단 스펙상으로는 4개 전압(1.5kV dc/3kV dc/15kV 16.7Hz/25kV 50Hz)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25kV 60Hz가 빠져 있긴 하지만, 이건 유럽에 없어서 그런거고, 사실상 전 유럽의 전철화된 노선은 모두 운행이 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의 문제가 남지만, 이탈리아 기존線驛에서 3kV 직류를 받아 출발, 디렛티시마線의 25kV 50Hz교류를 쓰다가, 스위스나 독일의 15kV 16.7Hz로 넘어가거나, 또는 프랑스의 1.5kV 직류 구간으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할 듯 합니다.
신호에 대한 명시가 없는 것도 이런 것의 일환인데, 아마도 유럽의 신호표준인 ETCS 대응이 기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TCS 레벨2, 그러니까 지상신호기와 ATP 베이스로 다니는 건 당연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ETCS 레벨3의 車上신호 부분은 유럽연합 내부적으로 결론이 나는대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까 추정해 봅니다. 신호 부분은 스페인에서 보듯, 돈이 문제지, 일단 선택 자체는 자기 편한대로 고르는게 불가능하진 않은 만큼(LZB/TVM430), 열려있는 상태로 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용 회사인 NTV 쪽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선 좀 이게 무언인지? 하는 반응이 있는 듯 합니다. 심지어 어느 일간지에서는 페라리가 차량 설계에 참가했다는 뇌내망상 기사를 써갈기기까지 했는데, 정확히는 NTV(Nuovo Trasporto Viaggiatori ; New Passenger Tranport) 라는 일종의 민영철도회사입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NTV는 영업을 하는 회사일 뿐이고, 이들은 해당 차량을 이탈리아의 Treno Alta Velocità SpA 라는 특수목적법인(기업)이 보유한 고속新線디렛티시마(Direttissima)에 차량을 운행할 뿐 특정한 신규 노선같은 걸 가진 건 아닙니다.
사실, 이탈리아의 경우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고속新線을 깐 나라(1978년 로마-피렌체간 디렛티시마)기도 하고, 사실 디렛티시마 노선 자체는 지금도 성황리에 이탈리아 국철인 FS(Ferrovie dello Stato)의 여객사업부인 트레니탈리아(Trenitalia)의 차량이 독점 영업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 와중에 NTV라는 회사가 왜 나왔냐 라는 의문이 들 듯 한데...
유럽에서는 현재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나 개방운영(Open Access), 상하분리 같은게 유럽연합 차원에서 추진중에 있고, 특히, 국철 부분은 차치하고, 국제여객운송 부분의 자유참가를 2010년 부터 자유화 하려는 계획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ETCS니 하는 것도 이런 일환이고. 물론, 이게 반드시 해당 국가의 국철 사업 포기에 이어지는 것이라기엔 어폐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프랑스는 아직도 SNCF체제라던가, 이탈리아는 여전히 FS라던가). 다만, 이탈리아에서는 국제여객운송 부분을 틈타 NTV라는 민간회사가 이런 시류에 영합해서 끼어든 것입니다.
사실, 유럽의 이런 추세는 19세기의 Wagon-Lits 같은 케이스가 있어서 엄청나게 새로운 것이라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적어도 20세기 이래 국유화와 국가독점체제, 그리고 국가간의 협의에 의해서 국제여객철도가 이루어지던 기조에서 일변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유럽의 미국화라고 할 수 있을 법도 하고.
아무튼, NTV에서는 25편성의 AGV를 7억 유로(현재 환율로 약 1조1천억원)에 도입했는데, 도입시에 30년간의 유지관리까지 일괄로 계약했다고 합니다. 일전에 Hitachi의 A트레인 유럽 진출에 차량 시스템과 서비스 일괄 진출이 매우 특출난 케이스로 알려졌었는데, 사실 유럽 전반적으로 차량에 대한 제조사 보증관리가 거의 트렌드에 가까운 듯 합니다. 물론, 이건 어느게 맞다고 하기 어려운게, 미국이나 일본, 우리나라처럼 철도회사 책임이 거의 당연한 경우도 많고, 일본의 JR東海의 경우 아예 대놓고 차량제조사를 매입해버린다거나, JR東日本 처럼 자체 차량부문에서 전동차를 제작해 버리는 등, 그 나라의 철도 사정에 따라서 적의판단할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하여간, 이쪽은 영업개시를 2011년으로 잡고 있는데, 현재처럼 경제의 대변혁기 안에서 그야말로 스팀롤러에 대가리를 밀어넣은 꼴이 될지, 19세기의 국제여객철도가 누린 번영을 누릴지는 두고 볼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야기가 좀 빗나갔지만, AGV의 등장에 대해서 프랑스 측은 꽤 고무된 면이 있어 보이는데, 일단 발표장에 프랑스 대통령이 나온것이 여러모로 반증이라 할 만 합니다. 일단, 국내 채용도 TGV-POS 등으로 빗나가고, 스페인이나 러시아에서도 Velaro가 잘나가고, 중국은 낚시질만 한데다, 심지어 알스톰 차는 정통이 아닌 이탈리아 용병격이라 할만한 펜돌리노만 사고 치웠다던가 하는 굴욕도 겪었는데, 이번의 AGV의 이탈리아 채용을 성공시킴으로서 다른 유럽 국가들이나 역외의 고속철도 프로젝트에 도전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특히, 약점이라 할만한 SNCF 채용 실적이 없다는 것을 NTV 채용으로 벌충할 수 있게 되었고, 실차 시험주행 단계까지 온 만큼, SNCF의 차량 세대교체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된 면도 있습니다. 특히, SNCF는 안전요건으로 관절臺車를 의무채용하도록 해서 사실상 이변이 없는 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유럽의 국제여객철도 자유화에 맞춰서, 독일 지멘스의 Velaro가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서 프랑스 측의 대항마가 없었는데, AGV로 인해 제대로 경쟁이 붙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영업속도 360kph라는, 그야말로 강력한 떡밥을 들고 나온 만큼, 채용실적과 범용성의 Velaro냐, 고속/고성능의 AGV냐라는 구도를 구축할 것이 기대됩니다. 덕분에 영국에 A트레인 베이스의 차량을 납품한 히다치 등 일본 메이커 입장에서는 유럽지역 공략은 커녕, 국제시장에서의 우위 확보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도 사실 달가운 소식은 아닌게, 해당 차량과 겹치는 스펙의 차량이 마침 존재합니다. HEMU-400X라고. 안그래도 시험차량 완료를 2012년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AGV에 의한 타이밍 뺏기나 선제 입찰 같은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더욱이, TGV 기반 시스템(물론 HEMU-400X는 Velaro의 향취가 매우 강한 듯 하지만), 동력분산式이라는 것도 여러모로 타게팅이 겹친다고 할 수 있어서, 국내 조달만 믿고 있다가는 뒤통수를 맞을 우려도 다분하다 하겠습니다.
여기에,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은 자체 개발로 350kph급 수출형 차량인 "efSET(Environmental Frendly Super Express Train)"을 2009년에 설계검증 완료, 2010년 3월까지 개발완료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스펙으로 액티브 制振기술 등 신칸센 베이스의 기술을 사용할 것이 예상되기도 한데다, 일단 목표로 신규 고속철도 도입국가(베트남, 러시아, 인도, 브라질, 미국 등) 외에 한국도 일단 목표 국가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실제 가와사키 중공업의 경우 700T나 CRH-2를 납품한 경력도 있어, 경부고속선용 차세대 차량이나 아직 확정은 안되었지만 호남, 동서 고속철 쪽은 그야말로 각축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철도와 유관산업이라는 틀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속철 프로젝트는, 금번의 경제위기 이후 신흥국의 조정분위기와 달리,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가 있는 면이 있어서, 향후의 흐름에 따라서는 1993년 이후 제2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자칫하면 사자를 잡으러 갔다가, 사자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르는 상황이랄까. 안그래도 베트남에서는 대대적인 ODA로 밀어붙이는 일본에 사실상 넘어간 상황이고, 그나마 건진 곳은 터키 정도인 상황에서, 국내의 철도 산업은 10년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지금 차원에서 고민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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