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를 배척하는 명분론 (척사론)
이번 양요(洋擾)는 단순히 군사적 침략이 아니다! 서학(西學)이라는 사악한 도(道)가 이 나라의 정신을 좀먹으려 한 것이다!
우리 화이(華夷)의 도리에 따르면, 오랑캐는 사람의 탈을 쓴 금수와 같다! 그들과 어찌 한 하늘 아래 공존할 수 있겠는가!
강화(講和)는 곧 매국이라는 대원군 각하의 뜻이 천하의 진리이다! 화친을 주장하는 모든 관료는 당장 그 목을 베어 경계로 삼아야 한다!
"저들의 배와 포는 잠시 두려울지언정, 우리에게는 **오천 년 이어온 유교의 정의(正義)**가 있다! 정의는 필히 사악함을 이긴다!
서양 문물에 대한 비현실적 평가
저들의 배가 크고 포가 강하다고 두려워할 것 없다! 이는 모두 기계(奇械)일 뿐, 인륜(人倫)과 도덕이 없는 껍데기 문명이다!
저들의 기계는 공교(工巧)함이 극에 달했으나,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허망한 기술이다! 우리는 저런 사악한 기술을 본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서양의 학문은 탐욕과 이기심만을 부추기는 말세의 학문이다! 저들의 문물을 배우려 시도하는 자는 곧 짐승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우리가 성리학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군신(君臣)의 의리를 확고히 하면, 저들의 대포는 저절로 무력해질 것이다!
당장의 위기보다 원론적 도덕 강조
"지금은 백성들의 정신을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소학(小學)과 사서(四書)를 강론하여 사치와 부패를 금하고 강상(綱常)을 회복해야 위기를 벗어난다!"
군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의 도리를 지키는 것이 백만 대군보다 더 강력한 방어책이다!
유교 경전 학습을 통한 정신 무장
오랑캐들이 사용하는 저 기계 문명은 다만 일시적인 기술일 뿐이다! 우리를 구원할 진정한 무기는 선현(先賢)의 경전 속에 있다!
자네들! 당장 내일부터 사서삼경(四書三經)의 학습량을 평소의 두 배, 아니 세 배로 늘려라! 정신을 바로 세우지 않고 어찌 오랑캐를 물리치겠는가!
성리학의 리의(理義)를 뼈에 새겨야 한다!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정신력은 저들의 대포보다 천 배는 강한 힘이다!
하루에 대학(大學)의 수신(修身) 부분을 열 번씩 외워라! 개인의 도덕이 무너지면 국가의 방벽도 무너진다!
서양 오랑캐(서양 세력)에 대한 배척 논리
저들은 인륜(人倫)을 모르는 금수(禽獸)와 같다! 군신(君臣)의 의, 부자(父子)의 정을 무시하는 저들과 어찌 한 하늘 아래 살 수 있겠는가!
우리의 의병(義兵) 정신을 고취시켜라! 서양 오랑캐들이 다시 침범한다면, 강화도의 백성들처럼 맨주먹으로라도 들고 일어나 싸워서 죽어야 한다!
진정한 국방은 총과 대포가 아닌, 백성들의 굳건한 정신에서 나온다! 향약(鄕約)을 다시 일으켜 마을마다 의로운 기풍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그들이 가져오는 화려한 물건에 현혹되는 것은 곧 정신을 노예로 파는 행위이다! 청빈(淸貧)하고 간결한 삶만이 우리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