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공을 가로짓는 새였다.
나는 천성 새였기 때문에 언제나 날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목적없는 날개짓, 그것은 어디로 날 인도해도 신경쓰지 않았다.
특별히 궁금증이나 의문 등은 갖지 않았다.
그저 나는 새였기에 그렇게 했다.
맑은 날 따뜻한 하늘 아래에서도, 눈이 오고 비가 와도 계속 날기만 하였고 거기에 대한 의미 부여는 하지 않았다. 그냥 떠도는 삶이라고 할까? 나는 그저 청공을 가로짓는 새였다.
하지만 항상 무엇인가 비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인가 모르게, 어떠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알 수 없는 허무함, 쓸쓸함. 홀로 우주에 떠있는 이 외로운 행성같은 느낌.
어느 날 나는 나는 것에 지쳐 나무로 내려와서 앉았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느껴졌다. 잔잔한 바람에 휘날리는 잎사귀 소리. 저 건너편에 시내물 소리. 그런데 이날,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나무 아래 처음보는 새가 보였다. 알록달록한 깃털을 가졌고 뿌리며 꼬리며 반듯하고 섬세하고 생겼다. 늘 하늘에 머물기만 한 나로선 참 눈을 땔 수 없는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 날 부터 나는 새로운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하늘 아래에서는 심장이 두근 두근 뛰었고 눈이 오고 비가 오는 날에는 불안과 걱정의 마음으로 떨었다. 계절의 느낌을 처음 느끼게 된 것이다. 별 의미 없어 보이던 것들이 조금식 조금식 초점에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놀랍게도 그 새와 나는 쏙 빼어 닮았고 급격히 서로에 따뜻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 새와 날고 있었고, 혼자일 때도 마음은 함께 했었다.
이렇게 새월이 지나고 많은 일이있었다. 하지만 같이 있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조금식 내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날 나무에 앉는 순간 내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왜냐하면 그 날, 나의 반쪽을 찾으면서 나는 완전체로, 거듭해서 특별해 졌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청공을 가로 짓던 새, 더이상 홀로가 아니였다.
나란 존재도 이유가 있구나 깨달았다.
아름다운 새여, 난 당신과 영원하리다.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