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manne : 변방 섬의 이름이나 크기, 위치가 정확하지 못한 것은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다께시마(竹島)’와 ‘마쯔시마(松島)’가 가리키는 섬이 중도에 서로 바뀌었다는 이론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홍승목 : “러시아의 지도제작자가 착오로 이름을 서로 바꾸어 붙인 것이 계기가 되어 두 섬의 이름에 혼란이 왔고 궁극적으로는 이름을 서로 바꾸게 되었다”는 주장인데,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물론 독도가 자기네 영토가 아니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고...
Mormanne : 방금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하지 않았나? 어느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보는데...
홍승목 : 바뀌는 배경이 전혀 다르다. 혹시 자녀가 있나?
Mormanne : 있는데...
홍승목 : 만약 지나가는 사람이 착각하여 당신 아이와 옆집 아이의 이름을 바꾸어 부르면 당신 아이의 이름을 버리고 옆집 아이의 이름을 쓰겠는가?
Mormanne : 아하, 무슨 뜻인지 알겠다. 그러니까 일본이 “유럽의 지도제작자의 실수를 계기로 하여 이름을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는 것은 두 섬이 모두 자기네 섬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뜻이 아닌가?
홍승목 : 백 번 양보하여, 두 섬이 모두 자기네 섬이었다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약간은 있었다고 하자. 그러나 울릉도가 한국의 섬인 것을 명백히 인식하면서 독도와 그 이름을 서로 바꿔치기 한 것은 확실히 독도도 한국의 영토인줄 알았거나, 적어도 자기네 영토는 아니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한 것 아닌가? 자기네 섬의 이름과 외국 섬의 이름이 서로 바뀐 것을 보면 항의하거나 기껏 무시해 버리는 것이 상식일텐데... 일본은 왜 이렇게 “우리 조상들이 몰상식하여서...” 하면서 스스로를 폄하하는지 모르겠다.
Mormanne : 아무래도 일본이 영유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그러나, 서양식 국제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영유의식이 없이 한.일 양국 어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보는 것은 어떤가?
홍승목 : 개인이든 민족이든 심지어 야생 짐승도 경쟁자와 만날 때 본능적으로 서로의 영역을 분명하게 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여서 장차 일어날지도 모를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유독 독도에 대해서만 양국이 명시적인 합의도 없이 영유의식을 기피했다는 가정에는 찬성할 수 없다. 安龍福 사건만 해도 영유권 침해를 느끼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의식의 자연적인 발로라고 본다.
[출처] [대담] 독도영유권 문답 - 프랑스 국제법 학자와의 대화 (1996.06.14)|작성자 별종모기 竹島와 松島 가 이름이 바뀌게 된 사연도 바로 일본이 독도를 외국의 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