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지식포럼 스피커 ◆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
"내년 일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다음달 세계지식포럼에 핵심 연사로 참석할 예정인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이 15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내놓은 일본 경제에 대한 진단이다.
아베 신조 정권이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 회복이 내년부터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심각한 상황에 갑자기 빠져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일본 경제에 대해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일본 안팎에서 처음이다.
이와타 이사장은 "올해 일본 경제는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둔 선수요 덕분에 연 3% 성장률을 보이는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4월 소비세 인상 이후에는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전망했다.
이와타 이사장은 "소비세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8조엔(약 85조원) 증가하고 아베노믹스의 재정 확대를 위해 올해 초 마련된 추경예산 13조엔도 내년에는 역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올해 펼쳐진 주택과 고급 소비재에 대한 선수요가 5조엔 규모로 이 또한 내년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다.
그는 "내년 4월 이후 일본 경제에 전체적으로 15조~16조엔 규모 마이너스 효과가 염려된다"며 "이는 소비세를 2% 인상한 후 경기가 급랭했던 1997년 13조엔보다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내년 일본 GDP 성장률은 추경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0.2%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이와타 이사장은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경기 침체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세 인상과 엔 약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겹칠 가능성이 향후 일본 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이와타 이사장은 "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원유 가격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엔화값이 달러당 110~120엔대로 하락하고 유가 상승이 겹친다면 경기 침체 속에 물가 상승이 빚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와타 이사장 전망이다.
그는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은 일본 경제에 마이너스"라며 "달러당 95엔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아베 정부는 아베노믹스 3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을 마련해 세금 감면 등을 통해 기업 투자 촉진과 임금 인상 등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와타 이사장은 현재 아베 정부가 준비하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는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글로벌 흐름은 이미 지식집약적 산업 성장에 집중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일본은 지식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는 본격적으로 오르는데, 경기가 좇아 오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일까
1946년생인 이와타 이사장은 도쿄대 교양학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청(현 재무성) 관료와 도쿄대 경제학과 교수를 역임한 후 2003년 일본은행 부총재에 임명되는 등 관계ㆍ학계ㆍ금융계를 두루 거친 일본 내 최고 경제전문가다. 부총재 당시 일본 장기 침체 극복을 위한 소신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로 유명했다. 아베 정권이 일본은행 총재를 교체할 때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