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례적…문제해결·대답 촉구
보안법 인한 입건·구속자 증가
전교조 법외노조 규정 등 비판
밀양 송전탑 인권침해도 거론
“우려가 현실화됐다 판단 때문”
세계적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취임 1주년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한국의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가 특정 국가의 정부 출범 기념일에 맞춰 이런 서한을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살릴 셰티(사진)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24일 박 대통령 앞으로 공식 서한을 보내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한국 정부가 해결해줄 것을 요청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답을 고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박근혜 대통령을 수신인으로 해 ‘대한민국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 1’ 주소로 발송됐다.
셰티 사무총장은 서한에서 국가보안법 문제를 우선 언급했다. 그는 “한국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입건 사례는 2012년 112건에서 2013년 129건으로 증가했고 구속자도 늘었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각종 노동탄압 사례도 지적했다. 셰티 사무총장은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특히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수 있는 권리가 약화됐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반려했고,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노조라고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해 12월22일 경찰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 강제 진입한 일을 들어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모호한 조항이 적용돼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철도노조 지도부가 체포된 점을 주목해왔다. 노조 활동가들을 형법으로 처벌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것은 국제노동기구(ILO)의 반복적인 권고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경남 밀양 초고압 송전탑 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인권침해 문제도 거론됐다.
그는 “송전탑 건설 사업의 사전협의 과정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송전탑이 자신의 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히, 적절한 시기에 알 권리가 있다.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한 인권 및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어야 하며,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셰티 사무총장은 사형제도 폐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 인정,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장 등도 촉구했다.
변정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은 “국제앰네스티는 일반적으로 인권 우려가 있는 국가의 대통령 취임 시점에 서한을 보낸다. 박 대통령의 경우 취임 때 서한을 보내지 않았다.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1년 동안 모니터링을 한 결과 한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판단으로 서한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