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의 조카가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조카 : (걱정스런 표정으로) 삼촌, 난 애국심이 없나봐요
오순삼 : 왜?
조카 : 학교 수업 시간 같은 때 다른 애들은 일본 얘기가 나오면 막 흥분하고
그러는데 난 별로 안 그래요
오순삼 : 그럴 수 있지
조카 : 일본 사람이라고 해서 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오순삼 : 맞아
조카 : (약간 시무룩한 목소리로) 저만 애국심이 없나봐요
오순삼 : 아니야. 그럴 수 있어. 괜찮아.
애국심이 꼭 좋은 것도, 애국자가 되는 것이 꼭 인생을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와 착취에 저항하는 것과 애국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광주항쟁 때 광주시민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군인들이 국가에 충성하고,
국가의 명령에 따름으로써 벌인 일은 힘없는 이들을 살인한 것뿐입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 군인들도 국가의 명령과 애국심 때문에 조선인들을 죽이고 그랬을 것이다
나는 나의 조카가 애국심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맹목적이고 과격한 애국심보다는 억눌리고 약한 이들의 삶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갈 지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나의 조카가 더 어른이 되었을때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나와 토론할
기회가 오겠지. 그날이 오면 국가란 것이 지배계급이 피지배자들을 지배하고
착취하기 위해 만든 권력 기구이고, 애국심이란 피지배자들이 지배를 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지배자들의 요구에 순응하도록 만든 심리 체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