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보다 심각한 "블랙 부카츠"...日교사도 "과로사" 우려
기사입력 2017-08-28
“평일엔 저녁에 일 끝나고 2~3시간, 가능하면 아침에도 좀 일찍 와서 30분 정도 봐주게. 주말에는 최소 하루, 가능하면 이틀 다 나와서 일을 했으면 좋겠네. 단, 추가 수당은 없다네”일반 직장에서는 이런 업무지시를 하는 상사가 있다면?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되는 이 같은 지시가 일본의 초·중학교 교사들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문부과학성이 전국적으로 보조교사 7100명을 채용하는 등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경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로로 인한 과로사, 과로자살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교사들도 과로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의 가장 큰 요인은 ‘부카츠(部活)’로 불리는 교내 클럽 활동이다. 학생들이 방과 후에 야구, 배구, 축구 등 스포츠 활동을 활발하게 참여하다 보니, 일반 교사들이 지도 업무에 과중하게 시간을 빼앗기는 등 과로의 제1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6년도 공립 초중학교 교사의 근무시간은 10년전에 비해 주당 4~5시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과로사 위험에 노출된다고 보는 ‘과로사 라인’ 즉, 초과근무 월 80시간 이상을 근무하는 교사는 초등학교 34%, 중학교 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학교의 ‘부카츠’가 활발해진 것은 1990년대 이후로 본다. 1989년 학습지도 요령이 학생들의 ‘개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개정되면서부터다. 시험 대신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된 것이 바로 ‘부카츠’다. 1990년대 이후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일부로 활용되면서 학생이나 교사, 학부모 모두 시합 결과에 목을 매는 과열현상으로 이어진 것.
문제는 ‘부카츠’가 ‘자주적인 활동’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학교가 ‘부카츠’ 시간을 주 6, 7회로 늘리는 등 교사들이 수시로 ‘부카츠’에 불려다녀도 이를 제한할 수단이 없다. 또 ‘근무 시간’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근무수당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에서는 ‘블랙 서클활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는 기업을 ‘블랙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에 빗대어, 교사에게 서클활동을 강요하는 ‘블랙 서클활동’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블랙 서클활동’이라는 책을 낸 우치다 료(内田良) 준교수(나고야대)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런 서클활동이야말로, 블랙기업 전사의 예비군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일본의 과도한 부카츠는 좀 느슨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hm&sid1=104&oid=025&aid=0002749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