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는 즉각 퇴진하라."
"부인 아키에도 증인신문에 나와라."
한국에서는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촛불시위의 결과로 탄핵,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6일. 그날 저녁 도쿄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재무성 문서조작 사건이 정권을 뒤흔드는 위기로 발전하면서 매주 국회의사당 주변과 도쿄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규탄시위가 벌어져 왔지만, 이번주에는 방위성마저 이라크 파견부대의 일일보고(일보) 문건을 발견하고도 사실을 1년 넘게 은폐했던 것으로 밝혀져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언어와 구호, 그리고 시위방식은 달랐지만 "적폐 청산"을 외치는 일본 시민들의 열의는 한국의 촛불시민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6일 저녁 도쿄도 치요다구 나가타초 "곳카이기지도마에(국회의사당앞)역"을 빠져나오자마자 정면에 국회의사당이 보였다. 이곳은 국회의사당은 물론 총리 관저와 총무성, 재무성, 외무성 등 정부 부처가 모두 모여있는 일본 정치의 1번지.
한산하던 거리에 피켓과 LED초를 손에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흩뿌리던 비도 멈췄다.
7시 30분이 되자,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본격 시위가 시작됐다. 직장일을 마친 20~30대 젊은 회사원들이 가세하자 서너 구역으로 나눠진 시위장소가 가득찼고, 수천 명의 시위대를 바리케이드 안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경찰과 안 들어가려는 시위대의 가벼운 말다툼도 눈에 띄었다.
총리 관저 건너편 인도에는 주최측 인사들이 "아베는 나와라", "아키에도 증인신문에 나와라", "거짓말 하지 말라", "진실을 말하라", "국민을 깔보지 말라" 등 구호를 외쳐 시위대의 연호를 이끌었다.
중간중간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