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부진에 시달렸던 한국 조선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조선사 빅3의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고, 수년째 일감 ‘0(제로)’였던 초대형 해양플랜트 수주전에서도 선전하고 있어 재기의 청신호가 켜졌다.
업황도 나쁘지 않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2000년 이후 한국을 제치고 급격히 성장해 온 중국 조선업계의 움직임이 주춤해서다. 조선업 전체로 보면 한국 조선사들이 지난 8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2위인 중국을 따돌리고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781만 CGT(표준화물 환산 톤수)의 43%인 756만 CGT를 수주했다. 2위인 중국(570만 CGT·32%)을 멀찌감치 따돌린 1위다. 월별 수주 물량에서도 5월 이후 4개월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과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수주를 싹쓸이했던 중국의 관(官) 주도형 조선업이 기술과 품질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해외 선주들은 ‘믿을 수 있는’ 한국으로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연간 수주량에서 중국을 앞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조선업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연간 9만5000위안(약 1540만 원) 정도로 한국의 약 4분의 1 수준이지만 10년 전보다 임금이 2배 더 올라 가격 경쟁력이 무뎌지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에 드리워진 위기가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