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비취색의 비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고려청자(高麗靑瓷)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고려청자를 만드는 방법 중에서도 자기를 완전히 건조시키기에 앞서 무늬를 음각하거나 찍고 그 자국에 백토나 적토를 메워 초벌구이를 한 후 청자유를 발라서 굽는 ‘상감법’은 우리 조상만의 독창적인 방법이다. 또한 청자의 은은한 푸른빛은 세계 어디서도 흉내 내기 어려운 독특한 색감을 자랑한다.
이른바 고려청자의 푸른 빛이 ‘비색’이라 불리게 된 것은 12세기 중국 송나라의 사신인 서긍(徐兢)이 고려에 왔다가 돌아가서 쓴 견문록인 ‘선화봉사고려도경(宣化奉使高麗圖經)’에서 “도자기로서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 사람들은 비색이라고 한다. 근래에 더욱 세련되고 색택(色澤)이 가히 일품이다.” 라고 극찬한 데에서 유래한 것이다. 누구도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색(秘色)’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청자를 굽기 전에는 태토와 유약에 3가 철 이온(Fe3+)만이 함유되어 있었으나, 청자를 구운 후에는 Fe3+이온은 대단히 줄어드는 반면에 이가 철 이온(Fe2+)의 양은 증가한 데에 근거한 것이다. Fe3+이온이 Fe2+이온으로 대거 변한 이유는, 고려청자를 환원염에서 굽기 때문이다.
도자기를 굽는 불에는 산화염과 환원염이 있는데, 산소가 충분해서 완전히 깨끗하게 연소되는 불을 산화염이라 하며 붉은색을 띈다. 반면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연료가 덜 타면서 연기가 나는 불은 환원염인데 푸른색을 띈다. 즉 산화염에서는 불을 때는 데에 필요한 산소 요구량보다 산소가 남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분의 산소가 태토 안에 있는 철분과 결합하여 색이 붉은 산화제2철(Fe2O3)을 만들면서 도자기의 색이 붉어진다. 노천에서 구덩이를 파고 산소 공급이 충분한 산화염 상태에서 굽는 선사시대의 토기 등이 붉은 계통의 색을 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에 환원염이 발생하는 것은, 밀폐된 가마 속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이다. 또한 땔감이 완전히 타서 재가 되기 전에 계속 땔감을 공급함으로써, 시커먼 연기와 그을음이 생기면서 가마 안에서는 불완전연소 상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원염을 사용하여 불을 때면 땔감이 불완전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일산화탄소는 청자 표면에서 산소를 빼앗아 결합하여 보다 안정적인 이산화탄소가 되려 하기 때문에, 청자 표면에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하여 청자의 유약이나 태토에서 산소와 결합해 있던 산화제이철은 산소를 빼앗기고 산화제일철로 환원하게 되고, 청자는 푸른색의 빛을 낸다. Fe2O3+CO→2FeO+CO2 즉 철 이온이 Fe3+이온에서 Fe2+이온으로 환원되는 데에 바로 고려청자 비색의 비밀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8372.html#csidxecd85e8a726ae349cb367578b8bb0ed 
고려시대의 조상은 1000년전부터 화학물질을 연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