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일본 사회 일각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장밋빛 주장이 나왔다.
주장은 앞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발생 후 혼인·출산율이 올랐던 사례를 근거로 하는데, 실제 지진 발생 1년 후 결혼과 관련한 업종이 ‘반짝 인기’를 누렸다.
일본은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인구가 무려 39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자 내년에도 일본의 출산율이 40년 연속 감소를 나타낼지, 아니면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할지 벌써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15세 미만의 어린이 인구는 1512만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시사통신 캡처
◆어린이 인구 39년 연속 감소
코로나19 사태에 더해 고령화·저출산에 신음하는 일본에서 ‘어린이가 인구 39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암울한 발표가 나왔다.
일본 총무성이 4일 발표한 ‘15세 미만의 어린이 추계 인구(4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일본 내 어린이(15세 미만) 인구는 전년도 보다 무려 20만명 감소한 1512만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어린이 인구는 1950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39년 연속 감소’라는 충격을 사회에 안겼다.
특이한 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일본 도쿄에서만 출산율이 늘었다는 점이다.
도쿄를 제외한 다른 도도부현(시군구에 해당)은 일제히 출산율이 하락했다. 원인을 두고 ‘도쿄 인구가 가장 많아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 인구가 연령이 낮을수록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본 어린이 인구는 12~14세가 321만 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9~11세 318만명, 6~8세 304만명, 3~5세 293만명, 0~2세 275만명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자 774만명, 여자 738만명이다.
4일 시사통신에 따르면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아동이 비율은 12%로 46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일본의 출산율은 1.42명이었지만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젊은 남녀 9쌍 중 1쌍은 매칭앱을 통해 연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라이브도어 특집인터뷰 캡처
◆코로나19로 연애 못 한다고?
출산율 하락은 혼인율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이에 최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예정된 혼인이 미뤄지는 등 올해 출산은 반등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 등이 어려워지자 젊은 남녀들은 온라인에서 짝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라이브도어 ‘특집인터뷰’에 따르면 젊은 남녀 9쌍 중 1쌍은 매칭앱을 통해 연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업계 점유율 1위인 매칭앱 대표 이시바시 준야는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해 “만남의 ‘수단’ 트렌드는 항상 변화하고 있다”며 그 중심에 앱이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금까지는 ‘지인 소개’, ‘미팅’, ‘마치콘’ 등을 통해 만남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매칭앱’을 이용해 교제·결혼 상대를 찾고 있다.
‘마치콘’(街コン)은 거리를 뜻하는 ‘마치’와 사교를 뜻하는 ‘컴퍼니(Company)’의 합성어다.
마치콘은 2010년 이후 지역 상권 활성화와 청년층의 이성 교제를 촉진한다는 취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 해 약 60만명의 젊은이들이 마치콘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코로나19로 연기 또는 취소돼 온라인으로 몰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매칭 서비스는 페이스북 등 서비스 시작부터 실명제로 운영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뢰성이 일부 담보돼 있다”며 “연애 상대를 찾는 데 적극적인 사람’이 매칭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전했다.
앱은 약 1000만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녀 비는 55:45 정도로 연령층은 20대~30대 후반까지 폭넓게 이용하고 있다.
◆코로나 끝나면 출산율 올라갈까
동일본대지진 후 일본 언론들은 혼인·출산율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로 ‘예정된 결혼을 미룬 게 원인’이 크다는 분석을 냈다.
그러면서 이를 제외한 다른 이유로 ‘그동안 이뤘던 것들이 한순간에 파괴되고 사라지는 광경을 직접 경험한 이들이 자기만족 등의 욕구를 줄이고 힘들 때 곁에 있는 누군가의 소중함을 깨달은 젊은 층도 늘었다’고 봤다.
이러한 전망은 당시 결혼한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결과와 결혼 관련 업계 동향을 바탕으로 하는데 실제 대지진 발생 1년이 지난 2012년 결혼정보업체의 회원 수가 급증했고, 약혼반지나 웨딩 잡지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산율 반등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연애와 관련한 저술과 방송에서 마케팅 평론가로 활동 중인 우사쿠보 메구미는 당시 “동일본대지진 후 고민과 괴로움 등을 함께 나눌 이성을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함께하면 기분 좋은 사람,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가치관이 비슷한 이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외모나 조건의 비중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험한 대재앙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장밋빛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
결혼 적령기인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의식조사’를 벌이면 ‘결혼하겠다’는 응답이 남녀 모두에게서 80%로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가 언젠가 한국처럼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사회심리학자들은 대재앙 후 결혼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과 관련 ”대지진이라는 심각한 공포를 경험한 후 가족과 주변을 지키려는 욕구가 높아진 것“이라며 이 같은 심경 변화를 ‘공포감으로 인한 안정 추구 경향’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이 지난 후 결혼이라는 ‘안정 추구 경향’이 얼마나 크게 나타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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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공포에 셋쿠스로 출산률이 증가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