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연구자인 진경씨는 그 어느 때보다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진씨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극지연구소(KOPRI)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으로서 남극 빙하가 녹아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 예측 연구를 하고 있다.
"내륙을 통해 남극에 들어가려면 단단하게 얼어있는 해빙(바다얼음) 위에 비행기를 착륙시켜야 돼요. 그런데 최근에 남극에도 온난화가 진행돼 해빙이 얼어 있는 시기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의지와 상관없이 (남극에서) 빨리 나오거나 더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죠."
남극 연구자 진경은 "최근 남극 해빙이 얼어 있는 시기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남극에서) 빨리 나오거나 더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남극은 북극에 비해 기후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아니었다. 바다에 크고 작은 해빙이 많이 떠 있는 북극과 달리 남극은 얼음이 넓은 대륙을 덮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해빙은 햇빛 대부분을 반사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바다가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얼음이 녹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러한 작용을 "얼음 반사 피드백"이라고도 부른다.
이미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2050년쯤이면 북극에서 여름철에는 해빙을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제는 북극뿐만 아니라 남극마저도 녹고 있다.
진 연구원은 "남극은 땅 위에 있는 굉장히 큰 얼음 덩어리이기 때문에 이전에는 지구가 따뜻해져도 빨리 녹거나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최근 10년 동안 남극 빙하가 녹는 속도가 지난 10년에 비해 3배 이상 빨라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특히 "스웨이트 빙하(Thwaites Glacier)"는 전 세계 연구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약 19만2000㎢로 한반도(22만㎢)와 비슷한 크기의 초대형 빙하다.
연구자들은 이 빙하가 현재 전 세계 해수면 상승분의 4%를 차지하며 다 녹을 경우 해수면을 50cm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구 종말의 날 빙하"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진 연구원은 "이 빙하는 일종의 코르크 마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빙하가 없어지면 주변 서남극 빙하들이 연쇄적으로 녹아 해수면이 5m 가까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극지의 얼음이 녹으면 수백만 명이 마시고 사용할 물이 사라지고,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 묻혀있던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할 수 있다.
특히 해수면 상승은 여러 국가에게는 "실존"의 문제다. 피지, 통가, 투발루,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나라들은 30년 내에 국가의 일부 또는 전체가 수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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