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인양품도 백전백패….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의 무인양품(MUJI 무지) 매장. /상하이=김남희 특파원
◇ 중국서 상표권 뺏기고 소송서도 잇단 패소
일본 무인양품은 중국 짝퉁 브랜드와 몇 년째 중국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결과는 매번 원조의 패배다. 중국 국내외 법조계에선 외국 회사인 무인양품이 중국에 진출할 때 상표권 보호 전략이 허술했다는 평을 내놓는다. 이 때문에 가장 큰 해외 시장에서 손실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무인양품은 2005년 중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이미 1999년 중국에서 상표권(트레이드마크) 등록을 신청했다. 45개 류(클래스)로 나눠진 중국 상표권 분류 시스템에서 제16, 20, 21, 35, 41류 상표권을 등록했다. 가정용 패브릭(직물류) 항목인 제24류는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이게 추후 지식재산권 분쟁의 빌미가 됐다.
2001년 중국 남부 섬 하이난성의 ‘하이난난화실업무역공사’란 회사가 면직물, 수건, 침대 시트, 베개 커버, 이불 커버 등을 포함하는 제24류 항목에 무인양품(无印良品) 상표를 등록하고 사용을 승인 받았다. 중국 기업이 해당 항목의 상표를 선점한 것이다. 2004년 7월, 이 회사는 2000년 설립된 베이징몐톈방직품(北京棉田紡織品 Beijing Cottonfield Textile Corporation 베이징 코튼필드)이란 회사에 상표권을 양도했다. 상표권을 손에 넣은 베이징 코튼필드는 2011년 ‘베이징 무인(无印良品 Natural Mill)’을 설립하고 중국에서 관련 상표를 독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무인양품은 하이난 회사의 제24류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중국 최고 심판 기구인 최고인민법원은 2012년 이를 기각했다. 2001년 하이난 회사가 상표권을 등록하기 전에 중국에서 일본 무인양품의 패브릭 제품(제24류)이 사용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2015년 12월 12일 중국 상하이 황푸구 화이하이중루 755호에 문을 연 일본 무인양품(MUJI)의 중국 플래그십 스토어. /상하이=김남희 특파원
2015년 4월, 베이징 코튼필드는 무인양품 중국 법인과 일본 모회사 료힌게이가쿠를 상대로 중국에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베이징 코튼필드는 무인양품이 중국에서 이불 커버, 침대 시트, 수건, 담요 등 패브릭 제품에 ‘무인양품’ 상표를 사용해 자신들이 가진 제24류 상표권을 침범했으며, 이는 불공정 경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무인양품 입장에선 적반하장 격인데, 2017년 베이징지식산권법원은 중국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무인양품이 중국에서 제24류에 속하는 패브릭 제품에 무인양품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피고인 진짜 무인양품을 향해 원고인 베이징 코튼필드에 40만 위안(약 7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무인양품 중국 법인과 료힌게이가쿠는 항소했으나, 2019년 중국 고등법원은 2017년 베이징지식산권법원의 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무인양품을 향해 상표권 침해로 그동안 베이징 코튼필드가 입은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킬 성명을 내라고 했다. 일종의 공개 사과 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