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쿠릴열도 방문 …
동아시아 영토분쟁 격랑 프린트 메일로보내기 내블로그에 저장 콘텐트 구매 PDF1일
오전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전격 방문에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NHK가 오전 9시20분쯤 이 뉴스를 속보로 내보내자 국회 예결위원회에 출석 중이던
간 나오토(菅直人·사진) 총리에게는 “어떻게 외교를 했기에 이 지경이 됐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빗발쳤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정조회장은 “일본 정부가 휘청거리고
비틀거리고 있는 걸 러시아가 다 꿰뚫고 그러는 것”이라며 “한심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 외무성에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통보가 없었다고 한다.
발끈한 일 외무성도 “1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양국 정상회담은 (회담을 할지 안 할지를 포함해) 앞으로 어떻게 적절한 대응을 취할지 검토할 것”(마쓰모토 다케아키 부대신)이라며 ‘회담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북방영토 방문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푸틴 총리에게 뒤져 있는 인기를 만회하고 강력한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국내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영토분쟁마저 불거지자 당혹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번 방문은 북방 4개 섬
을 일본에 결코 돌려주지 않을 것이란 러시아의 강한 의지 표현으로 보인다” 고 보도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영토 문제에서 러시아가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본격적인 협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대두하고 있다. 러시아는 쿠릴열도에서,
중국은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일본을 몰아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국과 러시아가 부쩍 가까워지면서 일본의 북동아시아 외교는 한층 불안정한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일본을 더욱 몰아세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1일 중·일 간 정상회담 무산 책임이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에게 있다면서 그에 대해 “외교관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극단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