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들의 한국 사랑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흘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2일 정진석 추기경은 "G20 서울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역할 완수는 국제 사회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메시지를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전했다.이같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자 세계의 유력 인사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 평가하거나 친밀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번에 서울을 방문하는 19개국 정상들 중에도 한국에 대해 특별한 친밀감을 갖고 있는 지도자들이 많다.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유년시절을 보내 어렸을 때부터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자랐다고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유별나다.
하와이에 살던 때 일주일에 한 번씩 비빔밥을 먹었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요즘에도 점심메뉴로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을 즐기는 한국 음식 마니아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서는 "Delicious!"(맛있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신선로와 잡채 등 한국음식을 먹었다.
상원의원이던 2001년부터 4년간 태권도를 수련해 녹색띠(5급) 정도의 실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회담 선물로 태권도복과 검은띠, 명예유단자증을 선물하자 즉석에서 태권도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선후보 시절이던 2007년에는 한국인 유권자들 앞에서 또렸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 교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취임 후 수차례 한국의 교육 등을 모범사례로 들며 미국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주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수학, 과학, 외국어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다 잘하기를 원한다"며 "교육을 잘 시키는 나라가 미래에 미국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녀들이 뛰어나길 원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또 지난달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주민들과 함께한 자리에서는 "한국은 우리보다 더 나은 브로드밴드 서비스와 와이어리스 서비스를 갖고 있다"며 한국을 정보·통신 사업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한국통"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이같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통적인 우방인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있다.
2009년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 간의 단독회담이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긴 50분 동안이나 진행돼 이후 계획됐던 확대정상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돌아가면서 악수를 마친 후 이명박 대통령과는 크게 포옹하며 "My Friend!"(내 친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웃나라 캐나다의 스티브 하퍼 총리도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지난 3월 천안함이 침몰하자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건냈던 하퍼 총리는 이후 수출통제국 지정 등 적극적인 대북제재를 통해 우리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한국이 인권과 민주주의의 챔피언을 잃었다"며 애도하기도 했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된 연아 마틴 의원도 2008년 하퍼 총리에 의해 지명됐다.
하퍼 총리는 2009년 12월 한국을 방문, 외국 총리로는 처음인 국회 본회의 연설을 통해 "캐나다 정부는 한국과 계속해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양자관계를 더욱 개선하고 강화해 나가면 이상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제 협력을 통해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된 외국 정상도 있다.
우리 정부는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전통적인 우방인 터키에게 2005년과 2008년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통해 자동차산업 육성에 관한 정책과 경험을 전수했다.
자동차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길 원하던 터키는 이로 인해 한국과 더욱 가까워졌다.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은 취임 후 수차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했다.
귈 대통령은 지난 6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차를 정말 멋지게 잘 만든다"고 극찬하며 "내 딸도 현대차를 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귈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월드컵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2002년 한국 국민들이 터키를 지지해주던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같은 한국에 대한 귈 대통령의 호감은 다음날 있었던 시노프 원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재무장관 시절 때부터 한국을 모델로 인도의 경제발전을 기획했다고 알려진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당시 자신과 비슷한 정치이력을 지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시가를 함께 피우며 우정을 나눴던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도 우리나라와 특별한 친밀감을 공유하고 있는 지도자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