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재앙
‘2차피해’ 단면 드러내
“후쿠시마 채소는 이제 끝장이다.”
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숨이 막힌다는 듯한 표정을 반복하며 “끝장”이라고 중얼거렸다고 아들은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현 스카가와시에서 30년 넘게 유기농 농사를 지었던 64살 농부는 지난 24일 스스로 목을 맸다. 양배추 등 11개 품목에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며 먹지 말라는 조처가 내려진 다음날이었다.
29일 뒤늦게 사연이 공개된 그의 30년 농사인생은 자부심으로 가득 찼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지역 농협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직접 만든 부엽토로 토양 개량을 하면서 유기농 재배를 고집했다. 양배추 파종 방법에 대해서는 10년 가까이 연구했으며, 지역 초등학교 급식용 양배추도 공급했다. “아이들이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정성스럽게 재배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내려놓지 않으려 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1일 후쿠시마현 인근 시금치 등에 대해 출하 정지 조처를 취했을 때만 해도 “상황을 봐가면서 양배추는 조금씩 출하해야지”라고 말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