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조 오일병` 치료 길 열렸다
| 기사입력 2011-06-30 20:36 
연대 김동욱교수팀… 환자세포 분화 역추적 병인 밝혀
1992년에 개봉한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은 희귀 난치질병인 부신백질이영양증에 걸린 한 가족의 이야기다.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부모는 직접 치료제를 개발해 아들을 살린다.
일명 로렌조 오일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특정 유전자가 없어 몸 속의 지방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하고 쌓이다가 결국 뇌세포가 사멸해 죽음에 이르는 질환이다. 아직까지 획기적인 질병 치료법이 없고, 연구를 위한 동물모델도 없어 질병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병에 걸린 환자의 세포 분화를 역추적해 질병의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생리학과), 강훈철 교수(소아과), 장지호 박사 연구팀은 부신백질이영양증 환자의 세포를 초기 미분화 상태로 되돌려 역분화줄기세포(iPS Cells)를 만들고, 세포 변화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질병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포 내에서 역할을 다한 긴사슬 지방산(탄소수 12 이상의 지방산)은 세포내 소기관인 퍼옥시좀으로 이동해 분해되는데, 운반을 담당하는 `ABCD1"이라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지방산이 이동하지 못해 세포에 쌓여 독성물질로 변한다. 이 독성물질이 대뇌에 있는 세포인 올리고덴드로사이트를 죽여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다.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역할을 다한 지방산이 ABCD1 유전자 결함으로 분해되지 못해 세포 내에 축적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이 세포에 몇몇 화합물을 처리하자 ABCD1의 대체 유전자인 ABCD2의 발현이 늘면서 독성물질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김동욱 교수는 "환자로부터 직접 만든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질병을 연구함으로써 정확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며 "ABCD2의 유전자 발현을 더 높이는 약물을 찾는다면 신약으로서 가치가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 학술지인 `애널스 오브 뉴롤로지(Annals of Neurology)" 온라인판에 30일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