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조광래호가 훈련 중인 터키 이스탄불 외곽의 올림픽스타디움 보조구장에 4명의 터키 소녀들이 나타났다. 변두리에 위치한 훈련장까지 택시로 1시간30분 거리다.
터키 소녀들은 대표팀 훈련 모습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대학생인 투바 우즈데미르(20)를 빼고는 모두 10대 여고생이었다.
이들은 대표팀이 전날 훈련했던 이스탄블 시내 IBB 경기장을 찾았다가 잔디 사정 때문에 훈련장소를 변경했다는 얘기를 듣고 수소문 끝에 4시간 만에 달려왔다.
한국축구에 반한 터키 소녀들이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증을 들어보이며 친구들 사이에서 커다란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이스탄불(터키)=최만식 기자
박주영 기성용 차두리 이청용 등 선수 이름을 부르며 훈련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태극전사들의 사진을 집에 걸어놓고 있다고 했다.
터키 소녀들은 한류에 흠뻑 빠져있었다. 한국 드라마를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반했다고 했다. "시크릿가든", "나쁜남자", "마이프린세스" 등 한국의 유명 드라마 제목을 줄줄이 꿰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이고,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는 이민호라고 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한국경기를 보게됐고, "한국축구 폐인"이 됐다고 했다.
여고생인 부르주 토라만(18)은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잘 생겼고, 지칠 줄 모르고 뛰는 모습에 반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한국사랑은 유행성 호기심 수준이 아니었다. 터키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한사모)"이라는 조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넷 회원만 3만30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훈련장을 찾은 소녀들은 "한사모"의 핵심 일꾼들이라면서 "한사모" 회원증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기도 했다.
훈련장 밖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던 소녀들은 박주영 기성용 차두리 이청용이 벤치로 들어와 앉아 슬쩍 옆 빈자리를 차지하고는 감격스러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들의 열성에 감탄한 나머지 축구협회 배지를 선물했다. 훈련을 마치고 철수할 시간이 됐다. 그런데 택시가 다니지 않아 소녀들이 귀가할 방법이 없었다.
축구협회는 스태프용 미니버스에 이들을 태워 시내 근처 대표팀 숙소까지 태워다 줬다. 태극전사들과 기념사진까지 찍은 소녀들은 "한국을 응원하겠다"며 환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스탄불(터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