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일본 엔화 약세에 베팅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약 3개월 동안 10억달러가량을 벌여들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익명의 소식통을
이용해 보도했다. 소로스 뿐 아니라 그동안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던 글로벌매크로 헤지펀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란 거시 경제 변화를 예측해 환율이나
금리 변동으로 수익을 거두는 헤지펀드이다.
전 골드만삭스 파트너 앤드류 로가 운용하는 캑스턴어소시에이츠는 지난 3개월 간
10%의 수익률을, 폴 튜더 존스의 튜더인베스트먼트와 루이스 베이컨의 무어 캐피탈도
대표 펀드가 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헤지펀드리서치가 집계한 전 세계 매크로 헤지펀드들의 지난 3년 간 평균 수익률 3.5%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라이온게이트캐피탈의 벤 펑크 리서치 대표는 「많은 헤지펀드들의
손익이 일본에서 왔다」며 「최근 몇 달 간 헤지펀드들이 거둔 수익의 일등공신은 분명
일본」이라고 말했다.
일본 의회가 해산되고 정권교체가 가시화 된 지난해 11월 이후 엔은 달러 대비 17% 하락했다.
아베 신조가 12월 중순 총선으로 집권하며 엔 약세는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해 12월 초
엔 숏 포지션은 5년 내 최다로 늘어났다.
엔화 약세에 이어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하락이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1992년
9월 파운드화 매도 공세로 영국 중앙은행을 파산시킨 적이 있는 소로스가 다시 파운드화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소로스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통화다.
그 중에서도 1992년에 벌어진 사건은 금융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당시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파운드화 약세 전망을 쏟아놓은 후 공격적인 파운드화 매도에 나서 가치를
급락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소로스는 10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화 매도 공세를 펼쳤고,
이를 막지 못한 영란은행은 9월16일 ‘검은 수요일’에 기술적인 파산 사태를 맞았다.
소로스는 당시 환산가로 10억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최근 파운드화에 대한 하락 압력은 이미 증가해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한 주간 파운드화 순매도포지션은
1만 6천 776 계약이었다. 이는 직전 주 1천174건의 순매수포지션을 기록했던 데서 순매도로
뒤집힌 것이다. 파운드화는 엔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도포지션이 설정된 통화가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명 매크로 헤지펀드 매니저는 「올해 파운드화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
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