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세월, 국경 초월"..日팬들에게 조용필이란?
출처 디스패치|입력 2013.11.08 16:09
[Dispatchㅣ도쿄(일본)=김수지기자] 지난 7일 도쿄 국제 포럼홀. 치바현에서 온 요시하시 스즈코(81) 씨가
조용필(63)을 회상했다. 그는 3년 전 일본 지상파 NHK에서 방영한 "조용필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조용필을 알게 됐다. 이후 CD를
구매했을 만큼 열렬한 팬이됐다.
그의 며느리인 요시하시 준코 (55) 씨 역시 조용필의 팬이다. 초등학교 3학년 조용필이 "홍백가합전"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는 모습까지 기억할
정도다. 시어머니보다 먼저 조용필을 알고, 노래를 익혔다.

이렇듯 조용필은 세대를 뛰어넘는 아티스트다. 지난 7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헬로 투어 in 도쿄"에서 이를 입증했다. 이날은 1998년 일본 11개 도시 투어 이후 약 15년만에 성사된 공연. 일본 전역에서 조용필을
기억하는 팬들이 몰렸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조용필도, 일본팬들도 의미가 남다르다. 먼저 팬들은 공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갔다.
스즈키, 준코 씨 처럼 세대간 통합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준코 씨는 "사실
초등학교 3학년 때 조용필을 처음 봤기 때문에 그 때 인기를 잘 몰랐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굉장히 대단했던 것 같다. 마침 시어머니가 조용필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는 날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조용필의 공연은 노년의 감성도 깨웠다. 아사노 료오코(80) 씨는 "얼마전 아사히 신문을 통해
조용필 공연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10여년 전 조용필의 CD를 사서 들었던 기억이 나서 다시 그 노래들을 들어봤다"고
말했다.
감성은 물론 용기도 갖게 했다. 료오코 씨는 "조용필의 공연을 보기위해 홀로 이가 시에서 도쿄를 찾았다"며 "공연 소식을
듣자마자 "로숀"이라는 편의점을 찾아 표를 예매했다. 첫 공연 관람에다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료오코 씨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날 국제포럼홀에는 70~80대 노년층 관객이 많았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했고, 휠체어를 탄 관객도 여러명이었다. 부축을 받고서라도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같았다. 조용필의 노래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실제 공연장에서 노년층 관객들은 소녀로 돌아갔다. 조용필 처음 접한 그 날 처럼 노래를 수줍게 따라불렀다. 또
"조용필", "오빠"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소녀 감성을 드러냈다. 단 하루동안이지만 조용필
노래를 통해 웃고, 울었다.

추억의 "오빠부대"가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김미현(45) 씨는 "조용필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왔다"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조용필을 좋아했다. 조용필을 보기 위해 대학도 서울로 갔을 정도다. 원조 팬이다"고
말했다.
공연장 안에서도 누구보다 열띈 응원을 보냈다. 김미현 씨 등의 한국 여성 팬들은 "모나리자",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등의 히트곡이 나올 때 마다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조용필이 한국 관객들을 찾을 때 마다 자리에 일어나서 크게 환호했다.

이번 조용필의 일본 공연을 통해 팬들이 갖는 의미는 각각 다르다. 하지만 세대도, 세월도,
국경도 초월하게 만든 원동력은 바로 조용필과 그의 음악에 있었다. 31년이라는 세월은 조용필과 팬들에게 그저 숫자였을 뿐, 열정은
그대로였다.
< 사진=김수지기자, 인사이트 >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newsview?newsId=20131108160922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