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학가 "백인 위주 철학 교육과정 뜯어 고치자" 논쟁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의 한 대학에서 플라톤, 데카르트, 임마누엘 칸트 등 백인 철학가 위주의 철학 교육 과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런던대학의 동양아프리카 단과대(SOAS) 학생회는 백인 학자들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사상가들 위주로 철학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이 학생들은 식민주의의 구조적·인식적 유산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대학이 먼저 백인 위주 철학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백인 중심 교육 제도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과 내 의견은 엇갈린다. SOAS 산하 종교철학과의 에리카 헌터 학과장은 단과대 학생회 주장은 "터무니 없다"며 "유행에 따라 철학자 혹은 역사학자를 (과정에서) 빼자는 식의 주장에 강력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영국에서 교육기관 평가 시 학생의 만족도를 중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고등교육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일각에선 이 정책이 학문의 완전성을 저해할 것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철학 연구자인 로저 스쿠르톤은 SOAS 학생회의 주장은 무지함을 보여준다며 "(학생들이 백인 철학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도 하지 않고 지적 노력의 한 영역 전체를 배제시켜 버리자고 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SOAS에서 학습 업무를 맡고 있는 데보라 존스톤 박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 "SOAS의 최대 강점은 우리가 공부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의 시각으로 세계를 항상 바라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존스톤 박사는 "우리가 가르치는 커리큘럼을 둘러싼 공개적이고 비판적인 토론은 진취적인 학문을 위한 건전하고 적절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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