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부대에서의 생체 실험. 임신부에게 매독균을 주사하여 변화를 보기 위해 산모와 아기를 해부하는 장면
일본(관동)군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의 독립운동가와 중국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아울러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콜레라, 티푸스, 페스트 등 강력한 전염세균 폭탄 투하 실험도 벌였다.
당시 731부대가 잡아들인 전쟁 포로는 세균전용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731부대는 생체실험 대상자를 가리켜 이른바 ‘마루타’라고 불렀다. ‘마루타’는 일본말로 ‘껍질 벗긴 통나무’라는 뜻이다. 이 섬뜩한 단어는 이들에게 일종의 암호로 통했다.
일본에서 731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무렵, 관련자들의 폭로와 생체실험을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쏟아졌다. 옛 731부대 관계자 6명이 당시의 만행을 폭로한 책도 출간됐다. 이들 가운데 여러 건의 해부를 목격했다는 부대원은 “나는 수술용 칼로 생체의 가슴을 절개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절개 수술은 마취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됐다”며 “실험 대상자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그 비명은 곧 사라졌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1945년 10월, 731부대장의 오른팔이었던 대령과 곤충학자인 소령, 전 육군참모 등 3명을 미 육군의 생물전연구 기관 캠프 데트릭의 샌더스 중령이 신문한 기록에는 이런 부분이 나온다.
“전쟁 범죄자의 적발과는 별개의 문제이니 안심하고 얘기해주기 바란다 . (중략 ) 대통령에 제출하는 비밀 보고 자료를 작성하기 때문에...”
샌더스 중령은 731부대의 신문 보고서를 1947년 12월 12일 미 국방부에 제출한다. 그가 제시한 최종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것은 일본인 과학자들이 수백만 달러의 비용과 오랜 세월을 거쳐 얻은 자료다. 이런 정보를 우리 쪽 연구소에서는 얻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인체실험은 양심의 가책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자료를 총액 25만엔 정도로 얻었다. 연구에 투입된 비용을 따져보면 이는 미미한 금액이 될 것이다. 스스로 이런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