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미국의 한 병원 신생아실에 갓 태어난 아기들이 누워 있다. 하락세를 보여온 미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1979년 이후 41년 만에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출산율 급락을 뜻하는 ‘베이비 버스트(baby bust)’ 현상으로 미국도 고령화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 뉴시스
《“아이를 갖는 건 현재 상황에서는 가능한 아이디어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버는 것으로 기본적인 양육조차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아직 학자금도 못 갚았는데 연금에 부어야 하는 돈도 많고…. 지난해 팬데믹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았을 때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을 갚아야 하는 때가 오면 더 궁지에 빠질 거예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리사 우시다 씨(35)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남편과 합의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마사지숍에 손님이 끊긴 뒤 경제적으로 빠듯해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70, 80대인 양가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부담까지 생각하면 아이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본계인 남편은 고령의 부모를 모시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필라델피아 외곽에 사는 캐리 씨(31)도 상황은 비슷하다. 의료 분야 연구소에서 일하는 그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자녀 셋을 낳고 가정을 꾸릴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남편이 실직한 이후 불확실해진 미래와 악화된 재정 상태가 이 부부를 짓눌렀다. 캐리 씨는 결국 임신을 기약 없이 미뤘다. 남편의 구직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아이를 가질 준비가 돼 있었는데 이를 미루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가 최근 소개한 이들의 사정은 하락세가 가팔라진 미국의 출산율을 설명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달 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건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출산율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하며 1979년 이후 41년 만에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과거 인구 성장을 지속해 왔던 미국에서조차 사회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