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외제차에 연봉1억도 "난 가난"… 대한민국 진짜 가난은 도둑 맞았나
[아무튼, 주말]
남녀 5027명 설문 가난의 기준은?

먼저 우스갯소리 하나.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두고 인터넷에서 이런 글이 돌았다.
"동백이가 늘 돈이 없는 이유는? 한 벌에 150만원이 넘는 프랑스 브랜드 "베트멍" 원피스를 입고 다니기 때문에."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보자. 잘되는 술집 사장인 동백이를 가난하다고 할 수 있나. 하나 더. 만약 가난하다고 해도, 동백이는 비싼 원피스를 입으면 안 되나?
국민 소득 3만달러 시대라지만 "가난"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대학생·연예인·정치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가난은 주요 이슈다. "진짜 가난"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펙"이 되고, "가짜 가난"은 "코스프레"한다고 말한다. 이런 "가난 인증" 속에서 "가난마저 빼앗겼다"며 상처받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괴롭고 고생스럽다는 "간난(艱難)"이 어원인 단어. 2019년의 "가난"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펼쳐져 있나.
가난이 스펙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이’(공효진)가 150만원이 넘는 ‘베트멍’ 원피스를 입고 있다. SBS"있는 집 자식이었네? 맞는다. 빚도 없고, 우리 집은 20억쯤 한다. 그런데 딱 그 집이 전부다. 어머니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셨는지 2년 안에 사업을 그만두실 것 같다…진짜 잘사는 집은 타워팰리스 살고, 학생이 차 끌고, 건물 한 채쯤 있어야 잘사는 거지. 우리 집은 그저 전형적인 하우스푸어에 중산층일 뿐이다."(경희대 대나무숲)
집을 가진 사람도 51.85%, 차를 가진 사람도 59.15%였다. 서울 강남에 살며 외제차와 국내 대형차를 보유한 사람도 있었다.
"나는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교육 수준도 높았다. 대학교 졸업은 64.69%, 대학원 졸업도 8.44%나 됐다.
이들은 얼마가 더 있어야 부자가 된다고 생각할까. 10억~100억원이 38.91%로 가장 높았고, 5억~10억원(29.82%), 1억~5억원(14.70%), 100억원 이상(13.51%) 순이었다. 동행복권 로또히스토리에 따르면, 평균 1등 당첨 금액은 20억2545만8776원이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상당수는 로또 1등에 당첨돼도 부자라고 여기지 못할 듯하다.
전체 응답자 중 18.78%는 "주변에 "난 가난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들은 진짜로 가난할까.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에서 여주인공 미도리는 이렇게 말한다. "부자의 최대 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거야."
가난은 상대적이다. 내가 가난하다고 느끼면 가난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인스타그램"의 "#가난스타그램" 인증 글에 올라오는 외제차, 명품 화장품, 고급 와인 사진이 씁쓸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