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과잉설비로 자금난… 공적자금 신청
한일 반도체 싸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초 ‘타도 한국 반도체’를 선언하며 요란한 추격전에 나섰던 일본의 D램 반도체 업체 ‘엘피다 메모리’가 결국 자금난에 빠져 휘청거리고 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D램 업체로선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엘피다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가고 있다.
엘피다는 일본 정부에 300억엔(약 4000억원) 공적자금 지원을 신청했다고 지지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엘피다가 공적자금 지원을 받으면 일반 기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산업활력재생특별조치법(산업재생법)에 따른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엘피다는 공적자금과는 별도로 미쓰비시UFJ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도 800억∼900억엔의 협조 융자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위의 D램 업체인 엘피다의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은 올해 초 “한국을 따돌리고 1위 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하고 대대적 설비투자에 나섰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이 회사는 불황에 따른 D램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등으로 지난 3월 말 끝난 2008 회계연도 결산에서 1788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한국 D램 업체들과 싸우려면 추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로 매년 최소 1000억엔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재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엘피다는 일본 정부와 은행에 손을 벌리는 것만으론 부족해 대만의 반도체 3사와 제휴해 대만 정부의 공적자금을 타내는 방안까지 검토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한다.
반면 삼성과 하이닉스 등 한국 D램 업체들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극미세(나노) 공정기술에서 마이크론이나 엘피다보다 1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 업체들은 심각한 불황에도 올 2분기 흑자가 예상된다.
엘피다가 공적자금을 긴급 수혈받더라도 당분간 쉽게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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