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빼빼로와 일본의 포키, 원조는 어느 쪽?
발매는 "포키"가 먼저이지만 빼빼로데이 마케팅 시작은 "빼빼로"가 원조
11월 11일을 맞을 때마다 불거지는 논란이 있다. 모양이나 마케팅이 비슷한 일본의 "포키"와 한국의 "빼빼로", 어느 쪽이 먼저냐는 "원조" 논쟁이다.
이 논의는 2015년에는 미국 법원에서 상표권 분쟁으로까지 발전했다.
일본의 포키는 한국의 빼빼로와 맛도 모양도 비슷하다. 한국의 빼빼로 데이와 마찬가지로 빼빼로 앤 포키의 날이라는 마케팅도 한다. 과연 원조는 어느 쪽일까.
◇발매는 "포키", 마케팅은 "빼빼로"가 원조
빼빼로와 포키는 모두 막대형 초콜릿 과자다. 잡는 부분은 초콜릿으로 코팅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잡아 먹기 좋은 것도 마찬가지다.
모양이 비슷한 과자는 많지만 두 개의 상업적인 기념일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특히 유사성이 높다. 한국의 빼빼로데이처럼 일본에서도 11월 11일이 포키의 날이다.
발매는 포키가 먼저였다. 포키(ポッキー)는 1966년 일본의 과자 메이커 「에자키 글리코」가 발매를 시작했다.
한편 한국의 롯데제과가 빼빼로를 출시한 것은 1983년이다. 막대 모양의 초콜릿 과자 "원조"는 "포키"인 셈이다.
하지만 빼빼로데이와 포키데이, 즉 기념일 마케팅은 한국이 먼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빼빼로데이는 영남권 여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자는 의미를 담아 빼빼로를 주고받은 데서 유래했다.
이 시기는 1990년대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다. 롯데제과가 공식적으로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들어간 것은 1997년이다.
한편 포키의 날은 1999년 11월 11일로 지정됐다. 1999년은 일본식 달력으로는 헤세이 11년이지만, 연도까지의 숫자 「11」에 맞추어 제정한 것이다. 일본은 새 천황이 즉위하면서 연호를 새로 붙였다.
빼빼로나 포키의 특징인 1자형을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한국이 더 빨랐다는 것이다.
◇6년 상표분쟁 종료, 미국 법원 "유용한 디자인, 독점해선 안 돼"
한편 2021년 빼빼로와 포키의 6년에 걸친 상표 분쟁이 종료됐다.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은 롯데제과의 주장을 택한 것이다.
"포키"의 제조사 에자키 글리코는 2015년 뉴저지 연방지방법원에 롯데제과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빼빼로 형태에 대한 상표권을 획득해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포키는 1978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빼빼로는 22년 뒤인 2000년 판매를 시작했다.
에자키 글리코 측은 롯데제과에 미국 내 빼빼로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장을 1993년부터 수차례 보냈으나 롯데제과가 이를 무시하자 법적 공방에 나선 것이다
2021년 1월 26일 최종 판결이 내려졌고 롯데제과가 승소했다. 이유는 "막대 모양의 초콜릿"이라는 디자인이었다.
위 판결을 분석한 KOTRA에 따르면 useful(유용)한 디자인은 상표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소비자를 더 편리하게 만드는 디자인은 독점할 수 없다는 뜻이다.
"포키"는 소비자가 초콜릿을 손에 쥐지 않고 들고 먹을 수 있는 유용한 디자인이다. 이 장점이 역으로 상표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요인이 된 것이다.
미국 제3순회항소법원은 "포키"의 "막대형 초콜릿" 디자인을 유용하다고 판단해 롯데제과를 상대로 한 상표권 침해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