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TV 시장, 한국 ‘질주’ 왜 일본 ‘몰락’
| 기사입력 2009-07-21 18:15 
ㆍ한국, 다양한 모델 출시 시장변화 적극 대응
ㆍ일본, 브랜드파워만 믿고 내수 만족 ‘안주’
세계 시장에서 새로 팔리는 휴대폰과 TV의 3대 가운데 1대 꼴로 한국제품일 만큼 한국업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 강자였던 일본업체는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며 밀리는 추세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일본 휴대폰 업체의 몰락 원인을 진화론에 빗대 “세계 시장과 동떨어진 채 진화해왔다”며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고 꼬집었다.
◇ 휴대폰 = 전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LG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산 제품이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 2·4분기 삼성·LG전자는 세계시장(2억6628만대)에서 각각 5206만대, 2947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30.6%를 달성했다. 반면 일본의 소니에릭슨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1381만대로 점유율이 5.1%에 머물렀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시장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국가별, 지역별로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을 계획한 시기에 출시했더니 반응이 뜨거웠다”면서 “단순히 가격과 기능보다는 얼마나 자신에게 맞는 휴대폰인지를 찾아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때 일본업체는 이메일 서비스(1999년), 카메라폰(2000년)부터 전자결제(2004년), 디지털 서비스(2005년)까지 신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브랜드파워에 의지하고, 내수시장을 우선하면서 해외 시장을 놓쳤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해도 일본 내수시장이 충분히 탄탄했고, 해외에서도 브랜드만으로 잘 팔렸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시장에서 원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다보니 외면당하고, 결국 원가보다 못 미치는 가격에 팔면서 영업이익이 적자행진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소니에릭슨 매각설도 나돌고 있다.
◇ TV = 세계 10대 TV 제조업체 가운데 한국업체(삼성전자·LG전자)는 올 1·4분기에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33.4%로 일본업체(소니·샤프·파나소닉·도시바) 점유율(23.3%)을 10.1%포인트 앞섰다.
지난해 1·4분기 각각 29%, 20.3%에서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과거 소니 등에서 일본산 TV브라운관을 수입하느라 진땀을 흘렸던 때와는 천양지차다.
업계에서는 2006년 삼성전자가 보르도 TV로 소니를 따라잡은 것을 한·일업체 역전의 계기로 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디자인과 대화면을 강조한 것이 한국업체의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또 1998년 미국의 디지털 방송 전환에 맞춰 디지털 TV로의 추세 전환을 간파하고 선제 대응한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한국업체의 강점은 10인치부터 60인치까지, 브라운관 TV부터 LED TV까지 전제품을 모두 만들어내는 데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든 모델을 갖췄기 때문에 아프리카부터 선진국 소비자까지 상대하고, 경기가 나빠져도 팔 제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소니는 LCD, 파나소닉은 PDP, 히타치는 LCD 가운데도 얇은 제품 식으로 특화했지만 시장 대응에 어려움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과 달리 삼성, LG는 특히 계열사를 통해 패널을 조달하기 때문에 제품이 다양하고 수급 조절도 편리하다”고 밝혔다.
<전병역·임현주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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