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2009-07-29 13:47 - 2Q 사상 첫 글로벌 점유율 30% 돌파…노키아와 한 자릿수 격차
[이데일리 조태현기자] 누리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넘사벽`이라는 게 있다.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준말이다. 주로 둘을 비교해 한쪽의 우위를 과장할 때 쓰는 말이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에도 `넘사벽`이 있었다. 바로 글로벌 휴대전화의 절대강자 `노키아`였다. 노키아가 글로벌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할 때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의 점유율은 20%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30%를 넘겼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노키아를 턱 밑까지 쫓아갔다.
국내 휴대전화 업계가 처음부터 이런 성적을 거뒀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4년 `한국지형에 강하다`라는 슬로건과 `애니콜`이라는 브랜드로 휴대전화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모토로라가 7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초기 사업 당시 삼성전자의 시장 영향력은 글자 그대로 `미미했다`.
LG전자의 시작은 지난 1996년 `화통` 브랜드이다. 그러나 1년만에 `프리웨이`, 다시 1년만에 `싸이언`으로 브랜드를 변경해야 할 정도로 시장에서 철저히 무시당했다.
삼성전자, 모토로라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팬택의 전성시대에는 내수시장 2위 자리마저 내줬을 정도였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업계에서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한마디로 `계륵` 사업부였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세계에서 팔리는 휴대전화 5대 중 1대는 삼성전자의 제품이다. 휴대폰 사업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는다.
LG전자는 휴대전화 부문에서 글로벌 3위 업체로 도약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언제나 수익을 창출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하는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 그 비결은 무엇일까.
◇ 삼성전자+LG전자 글로벌 점유율, 사상 최초 30% 돌파
지금까지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게 `30`이라는 숫자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었다. 노키아가 글로벌 점유율 40% 이상을 꾸준히 차지하며 국내 휴대전화의 점유율은 20% 언저리를 오갔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가 사상 최초로 30%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5230만대의 휴대전화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했다. LG전자(066570)는 2980만대였다.(그래프 참조)
이는 점유율로 환산했을 때 각각 20%, 11.1%로 추산된다.
이같은 실적이 더욱 빛나는 것은 지난 2분기의 특수성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글로벌 경쟁사들의 휴대전화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의 판매량만 늘어난 것이다. 이에따라 점유율도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호조를 일찌감치 예견해왔다.
실제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열린 `햅틱 아몰레드` 제품발표회에서 "글로벌 악재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선방했으며 2분기 실적도 경쟁사보다 우월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사업목표인 `트리플 2` 달성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리플 2`는 판매대수 2억대 돌파,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돌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말한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 역시 "최근의 휴대전화 사업의 호조세를 이어가 오는 2012년에는 글로벌 2위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휴대폰 업체
이같은 국내 업체 호조세의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시장 트렌드(유행)를 선도하는 제품 출시로 보고있다.
극명한 예는 풀터치스크린폰 시장이다. 최근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2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SA 조사결과) LG전자는 20.8%로 양사 합계가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을 이끌어가는 제품은 풀터치폰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장착한 글로벌 전략폰 `삼성 제트`를 글로벌 론칭했다.
휴대전화로도 고화질의 영상·사진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보는 휴대전화` 시대를 국내 업체가 연 것이다.
국내에서도 AM OLED를 적용한 휴대전화를 만나볼 수 있다. `햅틱 아몰레드`가 바로 그것.
`삼성 제트`와 `햅틱 아몰레드`에는 WVGA(800x480)급 AM OLED 패널이 장착됐다. 이는 기존 WQVGA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삼성 제트`는 출시 일주일만에 선주문 200만대를 돌파해 삼성 휴대전화 가운데 가장 많은 선주문 기록을 세웠다.
`햅틱 아몰레드`는 현재 일 평균 개통수가 2000대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햅틱 아몰레드`가 고가의 제품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종균 부사장은 "고화질 휴대전화가 다소 비싸더라도 화질, 전력소모 절감 등의 장점이 있어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향후 AM OLED를 적용한 휴대전화 비중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1200만화소 고화소 카메라폰,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 등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휴대전화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메시징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LG전자의 메시징폰 판매량은 2630만대이다. 북미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0.9%.
LG전자가 메시징폰이라는 신개념의 휴대전화 시장을 만들고 주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을 리딩하는 국내 휴대전화 업체의 힘. 이미 노키아의 턱 밑까지 따라 붙었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은 국내 회사가 언제까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