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중국 정부와 언론 등이 한국 정부 및 지자체에 파로호의 이름을 바꿔 달라고 직간접적으로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주요 관련 사실과 논란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의 명칭 변경 요구 배경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의미의 반발: 파로호(破虜湖)의 "虜(로)"자는 원래 "오랑캐"나 "포로"를 뜻하며, 역사적으로 중국(중공군)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중국 측의 주장: 중국 측은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이 이름을 불쾌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를 들어 주중 한국대사관 등 외교 채널과 강원도, 화천군 등 지자체에 명칭 변경을 요구하거나 압박을 가했습니다. (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주중대사 시절 중국 측으로부터 유사한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논란과 명칭 변경 추진
중국의 압박과 맞물려 국내 일각에서도 한·중 관계 개선과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을 이유로 파로호의 이름을 원래 이름이었던 "대붕호(大鵬湖)"나 "화천호"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일부 시민단체 주도로 "대붕호 평화문화제" 등의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반대
그러나 파로호 명칭 변경 시도는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습니다.
역사성과 정통성 훼손 반대: 화천문화원을 비롯한 지역 사회단체와 주민들은 "국군 장병들이 목숨 바쳐 싸워 얻은 승전의 역사이자 60년 넘게 사용한 지명"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일제 지명으로의 회귀 비판: "대붕호"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인 1944년 화천댐을 건설할 당시 일제가 붙인 이름이기에,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일제가 지은 이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자체의 입장: 당시 최문순 화천군수 등은 "역사성과 승전의 기록을 대신해 일제강점기 이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개명에 반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명 변경은 지역 주민들의 여론 수렴과 지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와 강력한 반대 여론 때문에 실행되지 않았고, 현재도 "파로호"라는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
당시 파로호 (破虜湖) 근처 주민들은 중공군 시체를 먹고 자란 물고기라고 해서 10년 동안 호수의 물고기를 먹지 않았다고 한다.
파로호(破虜湖)라는 이름 자체가 "오랑캐를 깨뜨린 호수"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한국전쟁 당시 그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음을 잘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당시 수많은 중공군 전사자가 호수에 수장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한동안 그 비극적인 잔상이 남아 호수의 물고기를 잡거나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구전으로 널리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남긴 참혹함과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가슴 아픈 역사적 조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