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MIT 원천기술 확보 위한 기초연구 사활
| 기사입력 2011-03-03 20:15 
■ 창간11주년특집
디지털경제 과학이 이끈다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금속-절연체 전이(MIT) 현상"을 규명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MIT 현상은 `절연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기존 상식을 깨고 세계 최초로 절연체를 전기가 통하는 금속체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자연현상을 의미한다.
김 박사는 수년간에 걸친 MIT 관련 연구를 통해 SCI 논문 45편 이상 게재, 인용횟수 600회 이상의 탁월한 연구업적을 창출한 그에게 MIT 연구는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도전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주변에서 충분히 연구를 했으니 응용ㆍ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제안에 불구하고 김 박사는 여전히 MIT 연구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원천기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응용ㆍ상용화 연구에 집중하다 보면 그간 개발한 원천기술 조차 빼앗길 수 있는 `기술 역전상황"이 언제 어디서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에 오늘도 그의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문과 연구영역에서 새로운 분야인 MIT에 대한 보다 심도있고 폭넓은 기초 원천연구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김 박사의 어깨는 더욱 무겁기만 하다.
여기에 지난달 15일 ETRI 미래의 성장동력 기반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의연구실로 지정돼 주위의 기대감 마저 커졌다.
김 박사는 "응용ㆍ상용화 연구 중심의 ETRI 특성상 기초ㆍ원천연구를 다년간 수행한 몇 안 되는 기초연구자로서 창의실연구실 선정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기분"이라며 "성공적인 연구수행을 통해 저와 같이 기초ㆍ원천연구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거나 앞으로 키우고자 하는 동료 연구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고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창의연구실 선정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과 도전의식을 갖고 밤낮없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돼 있었다. 그동안 응용 및 상용화에 주력해 왔던 ETRI가 기초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연구실을 선정해 지원한다는 자체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기초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을 인용해 강조했다.
"기초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죠. 기초ㆍ 원천연구를 중시하는 선진국들은 실패가 반복되더라도 성공에 이르기까지 인내와 끈기를 갖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밑 빠진 독이라도 물을 붓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결과를 얻을 순 없죠. 비록 처음에 밑빠진 독이라고 생각되는 연구분야라 할 지라도 계속된 노력과 인내가 따라 준다면 어느 순간에 감동한 두꺼비의 도움을 받아 밑 빠진 독에 물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연구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MIT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연구자세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실현하는 날까지 더욱 열심히 연구에 매진할 것임을 곱씹어 얘기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