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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기자][日 부품조달 안정성 흔들려 … 한국 업체 대응도 빨라져]미국의 한 통신장비업체가 최근 구매담당부서에 일본에서 공급받던 부품을 한국 등 다른 국가 업체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지난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한 후 안정적인 부품조달이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대지진 초기에는 이미 확보한 재고로 충당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꿔 다른 공급처를 조기에 확보하기로 했다.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력난마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납기지연 문제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일본산 부품의 품질이 우수하지만 제때 물건을 공급받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아예 일본 부품을 배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3·11 대지진" 이후 일본산 부품을 쓰던 업체들이 수입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일본 업체들과 부품시장에서 경합하는 국내 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정보기술(IT) 관련 부품이나 소재의 경우 국내업체들에 "SOS"를 친 곳이 상당수다. 인쇄회로기판에 칩을 연결할 때 사용되는 비티레진(BT Resin)이 대표적이다. 인텔을 비롯한 대부분 반도체회사가 사용하는 이 소재는 미쓰비시가스케미컬이 개발, 5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비티레진으로부터 반도체, 스마트폰 혹은 스마트패드로 이어지는 공급사슬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자 국내에서 비티레진을 생산하는 ㈜두산의 전자비즈와 LG화학 등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비티레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의 우열이 있을 수 있으나 국내 부품이 일본산의 보완재 역할을 한다"며 "빠른 시일에 품질을 높여 수요처 확보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아예 일본업체와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을 모색하는 기업도 있다. 지진 발생지역 밖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려는 일본업체로선 새로 공장을 짓는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 대신 한국기업의 공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기업 역시 일본의 기술력과 확보된 수요처를 얻을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하다.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한 중견기업 임원은 "일본업체들이 대지진 이후 합작제의를 하곤 한다"며 "양국 기업들에 모두 기회가 될 것 같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