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흔들린다(18) 쇠퇴도상국
10년 동안 급감한 日 1인당 GDP
9년 동안 19% 감소, 선진국 유일
30년전 4배차 한국, 2계단 아래까지 추격
국제사회서 "사법·인권·환경후진국" 조롱
"경제대국 일본" 이끈 교육경쟁력도 "휘청"

버블 경제가 붕괴한 1990년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5896달러로 세계 8위였다. 한국은 6610달러로 42위, 일본과의 차이는 4배에 달했다. 2000년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9173달러로 세계 2위까지 상승했다. 한국은 1만2263달러로 10년 만에 2배 늘었지만 세계 순위는 35위였다. 일본과의 차이도 3배가 넘었다.
2021년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9340달러로 세계 28위, 한국은 3만3801달러로 세계 30위였다. 한국이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었던 건 1인당 GDP가 20년새 3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정체가 심각했던 탓이 더 컸다.
선진국으로 보기 힘든 각종 지표
2012년 4만9175달러까지 늘었던 일본의 1인당 GDP는 9년 만에 19% 감소했다. 세계 순위가 20년 만에 이렇게 추락한 나라는 선진국 가운데 일본이 유일하다.
세계 3대 경제대국, 선진 7개국(G7)의 일원인 일본 내부에서조차 "눈 깜짝할 사이 후진국이 됐다"(2021년 4월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라거나 "쇠퇴도상국이자 발전정체국"(데라사키 아키라 정보통신진흥회 이사장의 2021년 산케이신문 기고문)이라는 한탄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총생산(GDP)의 256%까지 불어나 G7 가운데 단연 최악인 국가부채 비율은 일본의 미래 또한 밝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력 순위 27위(한국 8위), 전자정부 순위 14위(한국 2위), 종합 국가경쟁력 순위 31위(한국 23위) 등 미래 경쟁력 부문에서 일본은 도저히 선진국이라고 보기 힘든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국제연합(UN)의 2021년 지속가능한 발전 달성도에서도 일본은 19위(한국 27위)로 매년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닛케이 신문은 "중국이 앞서 나가는 5세대(5G) 통신규격 경쟁에는 뛰어들지도 못했고, 특기였던 반도체는 미국·한국·대만에 뒤쳐졌다"며 "전기자동차 전환이 한참 늦은 데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유럽·중국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국제경쟁력 전 분야에서 후퇴
1975~1989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신약을 개발한 "바이오 강국"의 지위를 잃은 지도 오래다.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개발하는데 실패하면서 일본의 백신 접종률은 한동안 세계 100위권을 맴돌았다.
일본의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는 "교육 경쟁력"도 흔들리고 있다.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 100만명 당 박사 학위 취득자는 2008년 131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줄었다.
100만명당 박사 학위 소지자가 약 400명인 영국과 300여명인 독일 한국 미국을 크게 밑돌았다. 주요국 가운데 박사 비율이 줄어든 나라는 일본이 유일했다. 2007년 연간 276명이었던 미국 박사 취득자는 2017년 117명으로 줄었다. 국가별 순위도 21위까지 떨어졌다. 1990년대 전반까지 세계 3위였던 우수 과학논문 순위도 2018년 10위로 떨어졌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2020년까지 5년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낸 하라다 유타카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늘날 일본은 청나라 말기를 닮았다"고 말했다. 하라다 교수는 "청나라는 아편전쟁 패배 이후 70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1911년 신해혁명으로 멸망했다"며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일본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염없이 쇠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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