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입력 2013.09.22 16:42 | 수정 2013.09.22 22:06
신제품 판매 비중 급감
악기업체들이 몇년째 중고 피아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내구연한이 20~30년으로 높은 피아노의 중고제품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정작 신제품의 판매는 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악기업체에서는 시중 대리점에서 거래되는 피아노 중 디지털피아노를 제외한 업라이트 피아노 10대 중 8~9대가 중고제품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고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갓 공장에서 출고된 제품은 외면받는 셈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고피아노 시장이 커지면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만해도 국내 악기업체들의 주수익원이었던 피아노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중고피아노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 10년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10년 새 피아노의 입지가 크게 달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창뮤직의 매출에서 피아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 중반대에서 2005년 67%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0.2%까지 줄었다. 디지털피아노가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어쿠스틱피아노의 신규판매 감소를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디지털피아노는 100만원 미만에서 2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한 반면 어쿠스틱 피아노는 300만~500만원 선이 일반적이고 고가형은 이보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디지털 피아노 3~4대를 신규 판매해야 어쿠스틱피아노 1대를 판매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3년 거래가 본격화된 중고피아노 시장이 매년 거래량이 늘며 2007년부터는 이미 신제품 거래 비중을 앞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악기업체의 피아노 매출이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린 것도 2007년 이후부터다. 최근 들어서는 피아노 매출 비중 감소세가 한풀 꺾였지만 이를 반등의 시작으로 보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미 바닥을 찍었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세를 면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어쿠스틱 피아노는 이미 사양산업으로 전락해 더이상 판매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위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악기업계에서는 중고 피아노의 해외수출을 통한 신규 판매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일부 중고 유통상을 중심으로 중국 등에 중고피아노를 수출하고 있는 것을 업계에 적용할 경우 자연스레 신규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피아노 제조업체가 고객인 대리점이나 중고유통상과 반목하면서까지 중고피아노 수출사업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