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기사
지난해 4월 일본 정부는 소비세(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를 5%에서 8%로 인상했다. 갈수록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감당할 길이 없자 세수를 늘리려 택한 고육책이었다.
토부키 동(洞)은 도쿄와 맞닿은 대도시 요코하마 한복판에 위치하는데, 주변의 번화가와 대조적으로 지저분한 동네다. 여기에 지난 10년 사이 들어선 싸구려 여인숙 건물이 40채 밀집해 있다. 이들 건물에 모두 1만8000명의 육체노동자가 세들어 살고 있다. 세입자들 중에는 일감이 끊어지는 바람에 방을 빼주고 노숙자가 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빈곤율(중위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인구의 비율)은 사상최고인 16%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18.5%), 터키(17.5%), 미국(17%)에 이어 4위다.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는 일본인의 수는 늘고 있다.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는 생활보호대상자(한국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 해당)는 1995년 88만2000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 줄기차게 늘어나 지난해 처음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일본은 OECD 국가 중에서 근로가계와 유(有)자녀 가계의 빈곤율이 증가한 유일한 국가다.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음에도 이들 계층에서 빈곤율이 높아가는 것은 벌이가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가 취임한 2012년 12월 이래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못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150만 명 늘었다. 대부분 임시직이거나 시간제인 비정규직 근로자는 2000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40%다(한국은 33.4%).
이처럼 근로빈곤층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복지예산은 노인들을 돌보는 데 집중되고 있어 근로 빈
곤층에게까지 돌아갈 몫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일본 국민들 사이에 ‘빈곤’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레 자리잡아 가고 있다. 최근에는 빈곤층을 겨냥한 ‘빈곤 사업’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빈곤 사업’은 보증금 없는 소형 아파트 임대, 하룻밤 숙소용 인터넷카페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사업을 가리킨다.
이처럼 일본인들 사이에 빈곤이 확산됨에 따라 사회 전반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2010년 일본 내각 관방성은 일본에 히키코모리(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가 70만 명 있다고 발표했다. 히키코모리는 숨어 사는 사람들이어서 사회문제로 부각되지 않지만, 이들의 부모가 별세하고 나면 이들의 존재는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은둔자인 히키코모리 말고도 일본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저임금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의 빈곤 문제 또한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집세를 안 내도 되는 부모 집에서 동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학자들은 이런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가 타계한 이후 빈곤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한다.
일본 도쿄에서 고교 2년생인 딸과 둘이 사는 한 여성(46)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는 월급이 10만엔(100만원)이다. 이혼한 전 남편이 보내는 양육비, 정부로부터 받는 최대 4만2,000엔의 아동부양수당을 더해도 17만엔 수준에 그친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부모 한 명과 사는 ‘한부모 가정’의 빈곤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경제대국 일본에서 아동 7명 중 1명은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 후생노동성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생활기초조사(2015년 기준) 결과 일본의 아동빈곤율은 13.9%로 나타났다. 특히 한부모 가정의 빈곤율은 절반인 50.8%에 달한다. 빈곤율 조사에서 빈곤층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 즉 ‘중위소득’의 절반(5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18세 미만이 속한 가구를 대상으로 하면 아동빈곤율이 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2%을 웃도는 것은 물론, 덴마크(2.7%)나 한국(7.1%) 등과 비교해도 36개국 중 24위에 그치고 있다.
일본에선 20년간 지속된 경기하락으로 저임금 계약직이 급증한데다 이들 일자리 중 상당수는 여성근로자로 채워졌다. 일본 당국도 아이가 있는 가정의 지속적인 수입감소가 아동빈곤율을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일본사회가 ‘격차문제(양극화 현상)’에 그만큼 관심이 적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시민단체가 “아베노믹스의 성장 전략이 사회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겐 아무것도 가져다 준 게 없다는 증거”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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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더 심각해 졌다.
이것이 일본 정부와 언론이 일본인들의 눈을 가리고 있는 진짜 일본의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