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이전트 “전남, 아시아 전체의 기회를 막고 있다”
“샬케04가 지동원을 영입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전남의 해외진출 행정이 너무나 아마추어적이었고, 이로 인해 K리그의 이미지가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 전체의 기회마저도 차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오후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지동원(전남)의 샬케04행이 사실상 무위에 그친데 대한 아쉬움보다는 해외진출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전남드래곤즈에 대한 강한 불신이 묻어났다. 유럽 클럽을 대상으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선수의 이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에이전트는 지동원의 이번 해외진출 사례가 한국축구에 적잖은 타격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국가대항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하며 유럽 스카우트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지동원은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유럽 진출설이 제기됐다. 이후 잠잠하던 이적설은 선더랜드(잉글랜드)가 나서면서 본격화됐고, 샬케04(독일)와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 등도 지동원 영입을 위해 전남에 제안서를 보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전남은 드러난 사실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선수관리를 하는 관계자는 입을 닫았다. 지난 15일에는 구단 고위관계자가 이적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으나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정확한 답변은 회피했다. 이 에이전트는 언론을 상대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정작 영입을 원하는 구단(샬케04)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신의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에이전트는 “샬케04가 처음부터 이적료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전남의 요구조건을 듣는 것이 우선이었고 지동원측은 200만 달러라는 답을 보내왔다. 하지만 이후 타 클럽으로 이적할 경우 발생하는 이적료의 일부를 보상하는 것 등 추가 조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며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답을 했고 이적이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더랜드 이적설이 제기되면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저울질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가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혀 통화가 되지 않았고,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며 “PSV아인트호벤까지 가세했다. 문제는 샬케04가 지동원의 대안을 찾는 일인데, 전남이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어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를 하는 도중에도 전남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무산된 에이전트는 전남의 행정력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전남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피해를 받는 것은 선수들이다. 지동원은 유럽무대를 진출할수 있겠지만, 전남이 보여준 모습으로 샬케04는 물론 일부 유럽 클럽들의 실망감이 상당히 크다. 이는 앞으로 해외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또한 “선수의 미래를 위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배후에는 구단의 철저한 손익계산이 깔려있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의 유럽 이적을 추진했는데 전남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구단은 처음”이라며 “전남의 무능력한 행정으로 인해 K리그는 물론 아시아 전체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샬케04는 지동원의 타 클럽 이적이 확정될 경우 ‘제2의 지동원’을 찾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