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았다
목소리가 밝고 명랑하고 어린 여자였다
"몇시까지 어디로 오세요"
목소리가 너무 밝고 명랑했다
밝은 기운에 저절로 주눅이 들어버렸다
최근 유흥업소 여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저절로 비교가 되었다
나의 썩은 정신이 부끄러웠다
열등감이 들었다
저렇게 밝고 맑은 여자들 사이에 있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면접 장소에 가지 않았다
다시 전화가 왔다
"오늘 오지 않는 것인가요?"
또, 밝고 맑은 목소리다
그냥 목소리만 계속 듣고 싶다
잠깐 대화를 하고 싶어서 관계 없는 몇가지를 물어봤다
내 목소리를 내 귀로 들으며, 나는 참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이유도 있다
서류 접수하는데 담당이란 사람이 경력서는 접수하지 않으니 가져가지 않겠느냐 물었다
나는 경력서는 입사 요강에 제출이 명기되어 있으니 제출해야 되는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니, 알겠다고 대답한다
어째서 서류 검토하는 담당이 나의 파일을 제외시켜려 하겠다는 것인지?
그러는 동안 나는 그 사람의 미묘한 변화를 보았다
어딘가 나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 분명했다
입사하면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적은 급여임이 분명하다
내 전에 회사 경력이 좋으니까, 이 사람은 자기 위치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입사한다면 그 사람은 나와 분명 연관된 쪽에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저 밝고 맑은 목소리 여자에 저절로 주눅이 드는 것도 싫었고,
담당이란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싫었다
누가 들으면, 당신 기분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고 할지 모르겠다
사실 맞다. 기분이 이상한 것 사실인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집중이 안된다
무엇이든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다
표정은 늘 굳어있고 몸은 무겁다
요즘 체중이 늘고 있고 근육은 빠지고 있다
아무리봐도 우울증 증상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