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하시모토 면담 취소(종합)
피해자들 "하시모토 사죄 퍼포먼스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 대신 오사카서 항의집회·기자회견 개최키로 피해자들 "하시모토 사죄 퍼포먼스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대신 오사카서 항의집회·기자회견 개최키로
(오사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김연숙 기자 = 24일 예정됐던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명과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의 면담이 직전에 취소됐다.

이들은 "일본 순회집회를 하면서 여러 일본 기자들한테 입수한 정보로는, 이번 면담은 하시모토 시장이 사죄 퍼포먼스를 미리 짜놓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겠다는 언론 플레이용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자신의 발언이 아시아 시민사회와 유엔, 미 국무부·의회 등의 비판으로 이어져 곤란한 처지에 빠지자 자구책으로 강구된 각본임을 밝힌다"며 "하시모토 시장에 대해 한 가닥 기대를 하고 면담하려 했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반성 없는 그의 망언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가 진심으로 우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반성한다면, 그동안 뱉은 범죄성 망언을 철회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며 "정치가로서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은퇴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사카 시청 언론 담당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면담 거부 입장을 통보받았다고 확인했다.
김복동·길원옥 할머니는 대신 오전 10시30분부터 오사카 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망언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한 뒤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당초 두 할머니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사카 시청에서 약 30분간 하시모토 시장과 대화할 예정이었다.
앞서 김복동 할머니와 일본 시민단체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關西) 네트워크는 하시모토가 작년 8월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며 "있다면 한국이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그 다음달 오사카 시청을 방문, 발언 철회와 사죄를 촉구했다.
당시 하시모토 시장이 휴가로 출근하지 않아 면회는 불발됐다. 그러다 지난 13일 "위안부가 당시에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시장의 새로운 망언으로 파문이 불거진 뒤 15일께 하시모토 측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면담 일정이 24일로 잡혔다.
그러나 면담일정이 잡힌 후로도 하시모토 시장이 발언을 철회하지 않은 채 "군위안부를 성 매춘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한국군도 베트남전에서 여성을 이용했다고 언급하는 등 문제 발언을 계속하자 위안부 피해자 측은 "정치쇼에 이용만 당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면담을 거부키로 했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4일자 기사에서 하시모토 시장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면 "일본 정부에 위안부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법적 책임은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배상 책임"과는 다르지만 일본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도의적 책임"보다는 한발 나아간 개념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또 하시모토가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유신회는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