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사람들은 북조선의 사람들이 당국의 협박에 의해 표면적으로만 김씨 세습정권을 옹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의 본심에서는 김씨 정권을 매우 싫어하며 언제든지 폭동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은 언뜻 생각하기에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모두들 알다시피 북조선은 세계 최빈국에 해당한다. 그리고 북조선의 경우에 거의 대부분 외부 정보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완전한 통제는 어느 정권에서나 불가능하므로 자본주의 사회의 풍요와 자신들의 궁핍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져 있으며, 나도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이 자신들의 국가와 정권을 부정하는 것까지 나아가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몇 년 전에 김정일이 죽기 전에 핵을 개발했을 때, 한 방송에서 북조선 주민을 인터뷰한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북한 주민은 남한과의 전화이기 때문에 김정일을 원망하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내 보였다. 김정일에 대해서 막말을 하며 그 녀석이 무엇을 해 준 것이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하였다. 하지만 그의 경우에도 국가와 정권을 부정하는 것에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김정일을 원망하는 다른 주민조차도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에 대해서 자신들의 나라가 강하다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설명했고, 김일성 시절에는 살기 좋았으므로 김일성을 그리워하는 모습도 보인다. 나는 이것을 보고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다. 외부에서는 그들은 전혀 애국심이 없으며 언제든지 나라를 뒤엎을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단지 폭력에 의해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환경 하에서 북조선 정권이 유지되고 있을 수 없다. 북조선은 용병제를 사용하는 국가가 아니다. 게다가 모병제도 아닌 모든 국민을 징병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 징병제를 채택한 국가는 다수 민중의 지지가 없다면 절대 유지할 수 없다. 군인도 결국에는 민중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조선에 여태까지 큰 폭동이 없다는 것은 그들의 지지가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는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이 자신들의 궁핍과 외부의 번영을 보면 흔들리고 쉽게 무너지리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의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다.
생각해보자, 북조선 정도의 심각한 탄압은 아니지만 한국의 병역 또한 명백한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한국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가 한국과 같은 형태의 병역 제도를 유지하는가? 외부의 사람들이 보면 한국의 경우에도 병역 거부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신기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도 자국 군인들의 대우가 형편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북한보다도 훨씬 개방되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대규모의 병역 거부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는가? 내가 알기로는 없다. 오히려 자신들이 부당하게 착취당했다는 것도 모른 채로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에서도 대한민국 군인들의 열악한 대우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군필자라는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반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즐거웠고 좋은 추억이었는데 네가 군생활을 못한 것 가지고 왜 난리냐는 것이다. 그리고 군 가산점에 대한 토론 때에도 한 시청자가 의견을 보냈는데, 그는 노년의 남성이었다. 그는 나라에 당연히 봉사해야 하는 군대에 대해서 혜택을 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개인은 국가에 대해 무조건 희생하는 입장을 보여야 하는가? 과연 그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탐구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의 존립 이유와 생성 기원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도 상당히 많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까지 깊이있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탐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들 고등학교 때에 왜 이렇게 쓸데없이 많은 과목을 배우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시기에 배우는 지식들의 대부분은 실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시기에 배웠던 수학들을 쓰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등학교 시기에 수학을 배우는 것이 쓸모없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다방면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교양을 쌓아야 하고 그것을 담당하는 것이 학교의 교육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필요까지는 없지만,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어느 정도 지식의 수준은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우리는 그렇게 많은 과목들을 배웠던 것이다.(물론 개인적으로 한국의 고등학교 교육 과정은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부담이 어느 정도 과중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부담이 많으니 범위를 조금 줄이자는 의견이 쓸모없으니 아예 가르치지 말자는 논리로는 절대로 귀결될 수 없다.)
예전에 한국의 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는 논쟁에서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한국사의 교육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한 사례가 있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얼마든지 사람들은 학교 교육 외에도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지식을 얻을 수 있으므로 교과서가 어떻게 서술되는지는 개인의 사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소수의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럴 수 있다. 대학교에서 역사학과에 진학하거나, 그것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학교의 역사 교육은 그의 역사관 형성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해당될 것이다. 그가 미래에 공부하는 양이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이준석과 같이 개인적으로 탐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학교에서 배운 것과 관계없이 개인의 역사관이 형성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고려하지 못한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것을 넘어서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 음악이나 미술에 대한 지식은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을 전혀 넘어서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로 공부를 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에게는 고등학교 시기에 배운 음악과 미술의 지식이 전부일 수 밖에 없으며, 교과서의 서술 방향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의 범위는 생각보다 광범위하고 모든 사람이 그 과목에 대해서 학교 교육의 범위를 넘어서는 탐구를 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 교육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일반 상식을 형성하는 곳이 학교이고, 그것을 형성시키는 도구는 학교 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 교육을 편향되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큰 문제이며, 우리는 이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한국군의 군인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에 대해서 우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큼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한국의 전체주의에 익숙한 환경이 대부분 사람들의 머리에 어느 정도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언어부터 존대어의 구분이 매우 엄격하며, 나이에 따라서 사람들의 위계 질서를 나누는 것이 사람들에게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아마도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나이 계산법이 한국에서만 통용되지 않는 이유 중에는 이것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아닐까?) 따라서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불만을 가지면서도 전체주의적인 환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근본적으로 뒤엎어버리는 결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채 개인의 인권을 극도로 제한하는 잘못된 정책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면서 나는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정수론이라는 과목을 배울 때에 그런 점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1+1=2가 옳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꽤나 어렵다. 아래 사진은 1+1=2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 증명인데, 아마 대학교에서 수학을 많이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것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누군가 나타나서 여러분에게 1+1=2라는 것을 증명해보라고 요구하면서, 그것을 증명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해석하기도 힘든 저 증명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 사람을 완전히 납득시킬 수 있을까? 아마 99.9%의 사람들은 저 증명을 즉석에서 도출해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1+1=2임을 부정한다거나, 믿지 못하는 사람에게 설득당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1+1=2라는 것은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계산이기도 하며,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언제나 당연하게 쓰이는 정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엄밀한 수학적 증명을 요구하는 사람이 괜한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직관적으로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고, 명확하게 증명된 사항에 대해서 개인이 엄밀한 증명을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저 정리는 틀림없이 올바르며,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1+1과 같은 당연한 지식이 아닌 분야에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이다. 북조선의 경우에는 김일성과 자신들의 정권을 정당화하는 것이 1+1과 같은 당연한 명제일 것이다.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김일성의 예찬일 테니까. 따라서 그들에게 김일성 정권의 정당성을 증명해보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에 불과하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증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너무나 당연한 사항인 것이다. (물론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탈북하는 소수가 있다. 그리고 체제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소수도 분명 존재는 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냥 공식과 같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
비록 정도는 다르지만 한국에 대해서도 똑같은 경우가 적용된다. 한국에서는 역사 교육에서 끊임없이 반일을 주입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일본이 만행을 저지른 범죄 집단이라는 것이 당연하게 머리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대한 수많은 예시들에서 그들은 1+1=2와 같이 자연스럽게 일본이 나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독도가 한국땅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99%이지만, 그 근거에 대해서 단 몇 시간이라도 탐구한 사람은 10%도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도가 왜 한국땅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다면 제대로 대답하지도 못한다. 그들에게는 1+1=2처럼 그저 당연한 명제일 뿐이다. 위안부 문제의 경우에도, 나는 블로그에 쓴 글들을 대학교 수업시간에 발표했고, 아주 격렬한 반대를 받았다. 그들 중의 일부는 나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그들에게 나는 위안부 강제납치의 증거를 제출할 것을 부탁했고, 그들 중에서 위안부 강제납치를 증명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지만, 나에게 설득된 사람 역시 한 사람도 없었다. 분명한 사실은 위안부의 강제 동원 사실은 현재까지는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측에서 강제 동원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것들은 1차 사료가 아닌 자의적인 해석에 의한 것이므로 일본 측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따라서 일본군의 강제 동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내가 주장하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지나치거나, 상대를 모욕 또는 도발하는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1+1=2임을 엄밀하게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믿지 못한다고 트집을 잡는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진실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증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1=2라는 것을 증명하는 문제와, 역사적인 문제는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1과 1을 더하면 2가 된다는 사실은 매우 어려운 방식으로 수행되긴 했지만 정밀하게 증명이 된 사항이므로 당연한 진리로 여기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증명이 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 당연한 진리로 여기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명확하게 증명이 되지 않았다면 그것의 진실성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태도를 탄압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단지 역사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각종 정치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1+1=2에 대한 태도와 비슷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많은 사항들을 당연한 진실로 여기고 있으면서, 그것에 대한 반론에 대해서는 격앙한다. 나는 그들의 탐구를 하지 않는 태도를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무조건 역사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공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발표한 수업에서의 역사학과 학생들은 그런 간단한 사항에 대해서 탐구도 하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은 교육의 방식을 잘못 채택한 한국 교육계가 비판받아야 할 일이다. 일방적인 한쪽의 입장만을 진실인 것처럼 주입받았기 때문에, 그들은 김일성 체제가 절대적인 줄 알고 있는 북조선의 주민들처럼 한쪽의 입장만을 진리로 여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