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自畵像)/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어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윤동주, [자화상 ](1939. 9.) 全文
일본 감옥에서 마지막을 보낸 시인...
이 시인을 처음 접했을 때
왜 이 시인이 저항 시인이었을까?
시가 너무 아름다운데..... 그런 의문이 들었던....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시를 볼 수록 왜 이 시인이 저항 시인인 줄 알았던.....
자신을 너무도 자학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누구에게도 밝히지도 않지만, 누구에게도 얽히지도 않지만...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시인....
그래서 이 시인이 저항 시인이라는 것을 알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