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계기는 당초 조난 선박 구조 해역에 접근해서 우리측 해경함을 선미에서부터 접근해 간다. 그리고 우리 측 해경함의 우현을 통과하면서 제원과 함번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대로 직진하여 광개토대왕함의 선미에서 조금 떨어진 쪽을 수직 방향으로 통과한다. 그리고 통과하기도 전에 일본 측은 이미 멀리서 보기만 하고도 우리 측 함정이 광개토대왕함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우리 측 동영상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기내 승조원간 대화를 들어보면 자기들이 갖고 있는 함정 정보와 자기들이 방금 촬영한 함정 정보를 대조한다. 자기들이 원래 알고 있던 함정이 맞는지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측 동영상을 보면 초계기 승조원 중 한 명은 상공 비행으로 우리 측 해경함과 광개토대왕함을 지나가면서 육안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특이사항 없다고 복창까지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본 초계기의 임무는 사실상 끝난 것이다. 상황을 파악했고, 어떤 함정들이 출동해서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도 모두 파악을 했다. 그러면 그대로 고이 지나갔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일본 초계기는 선회해서 다시 광개토대왕함 쪽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선미에서부터 쫓아가서 우현으로 지나가면서 함번을 촬영한다. 그마저도 함번이 971인데 처음에 잘못 봐서 571로 파악했다가 다시 정정한다. 광개토대왕함의 함번이 971인 것은 구글에 입력만 해 봐도 금방 나온다. 굳이 그렇게 근접 촬영까지 해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게다가 초계기 기장은 이렇게 함번을 다 파악한 후 이번에는 상승해 해경함과 광개토대왕함을 모두 포함하는 전경 사진을 찍자고 한다. 여기서 사격관제 레이더 전파를 맞는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초계기의 운용과 수집 정보의 범위는 군사기밀이며, 각 주권국가가 알아서 정할 사항이기는 하다. 그러나, 주권의 행사 역시 상식적인 범위를 넘어설 필요는 없다.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에 관한 강령"(CUES)를 보면, 2장 8절1항 a목에서 상대방에 대한 사격 관제 레이더 조준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같은 항 e목에서는 해군기에 대해 함정 주변에서의 곡예 비행이나 공격 태세 시연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금번 사건의 경우에, 우방국이 조난 선박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미 1차 근접 비행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함정 정보를 파악했으면 그것으로 일본 초계기의 해당 수역에서의 임무를 마쳤어야 했다.
근접 비행을 해서 함번까지 재차 촬영을 하고 다시 상승해서 두 함정이 모두 포함된 전경 사진까지 찍어야 하는 것이 곡예 비행이나 혹은 우리 측 동영상에서 지적하고 있듯 "구조작업 방해"에 해당하는지는 전문가들간 논의를 해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구조 작업중인 우방국 군함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선뜻 납득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그 해역은 일본의 영해도 아니고 엄연히 공해였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군함에게는 어디까지나 공해에 불과하다.
애초에 이 사건의 발단 자체가 일본 초계기의 과도한 정보 침투 활동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측의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