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일본 언론은 진보·보수, 심지어 외국계 매체(의 일본어판)를 가리지 않고 한국 관련 이슈를 다룰 때 유독 날이 서 있거나, 한국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과연 언론의 중립성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일본 언론계 전체가 성향을 불문하고 한국에 대해 편향된 시선을 갖게 된 데에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침체, 미디어의 상업주의, 그리고 "넷우익"으로 대변되는 독자층의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 속사정을 4가지로 짚어볼 수 있습니다.
1. "한국 뉴스"는 무조건 돈이 되는 상업적 치트키
가장 큰 이유는 철저한 비즈니스적 논리 때문입니다. 현재 일본 미디어 시장(잡지, 신문, 인터넷 뉴스)에서 가장 조회수가 잘 나오고 잡지가 잘 팔리는 치트키가 바로 "혐한(嫌韓)"과 "한국 비하"입니다.
포털 조회수의 노예가 된 언론들: 야후재팬 같은 일본 최대 포털에서 한국 관련 기사는 내용이 무엇이든 댓글이 수천 개씩 달리고 조회수가 폭발합니다. 진보 성향의 언론(아사히, 마이니치 등)이나 중립을 표방하는 외국계 언론(뉴스위크 재팬, 비즈니스 인사이더 재팬 등)도 생존을 위해 디지털 조회수를 늘려야 하니, 자극적인 제목으로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거나 한국을 자극하는 기사를 양산하게 됩니다.
2. 잃어버린 30년, "한국"을 제물로 삼은 스트레스 해소
일본은 장기 경기 침체와 고령화로 인해 사회 전체가 활력을 잃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반면 과거 자신들보다 한참 아래라고 생각했던 한국이 IT, 문화(K-POP, 드라마), 반도체, 자동차, 뷰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비교를 통한 정신 승리: 일본 대중은 "우리가 정체된 것이 아니라, 한국도 문제가 많다"는 뉴스를 보며 위안을 얻고 싶어 합니다. 언론은 이 심리를 정확히 파고듭니다. 한국의 저출산, 청년 실업, 정치적 갈등, 기업들의 위기설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봐라, 한국도 결국 무너지고 있다. 역시 일본이 더 살기 좋다"는 일종의 마취제를 대중에게 주입하는 것입니다.
3. 사내 "약기법"과 사회적 분위기의 압박 (검열의 일상화)
일본 언론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공기(空気, 사회적 분위기)"의 압박이 존재합니다.
조금만 한국을 칭찬해도 "매국노" 낙인: 어떤 언론사든 한국의 시스템을 객관적으로 칭찬하거나 일본의 낙후성을 지적하면, 조직적인 "전화 폭탄(덴톳츠)"과 넷우익들의 무차별적인 사이버 테러가 쏟아집니다. 중립 언론이나 외국계 언론의 기자들도 인간이기에 이런 피로감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결국 기사를 쓸 때 "한국이 잘 나가긴 하지만~"이라는 단서를 달며 끝에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결론을 짓는 비겁한 타협을 하게 됩니다.
4. "외국계 매체"의 함정: 겉만 외국계, 알맹이는 일본인
"BBC, 뉴스위크, 포브스 같은 외국계 언론은 다르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의 일본어판(Japan 에디션)은 본사에서 직접 경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 라이선스 법인의 한계: 대부분 일본의 현지 출판사나 미디어 기업이 브랜드 이름만 빌려와서(라이선스 계약) 운영합니다. 즉, 글을 쓰고 편집하는 주체는 본사 외국인 기자가 아니라 기존 일본 언론계에서 일하던 일본인 편집장과 기자들입니다. 결국 매체 이름만 "외국계"일 뿐, 기사를 생산하는 시각은 일본 기성 언론의 편향된 시각과 100% 동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일본 언론이 성향을 가리지 않고 한국을 왜곡·폄하하는 것은, 한국이 미워서라기보다 "한국을 깎아내리지 않으면 유지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무력감과 미디어의 상업적 생존 전략"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진짜 강자는 상대방의 성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배우려 하지만, 지금의 일본 언론은 그럴 여유조차 없을 만큼 눈앞의 조회수와 대중의 정신 승리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